한 선비가 장가를 가서 첫날밤을 지냈다. 아침에 신랑을 따라 온 선비 집 종들이 몰려와 신부에게 잘 주무셨느냐고 문안 인사 를 드렸다. 이 때 신부가 그 종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너희 도련님이 집에 첩을 몇 명이나 거느리고 있느냐?" 이 물음에 신랑집 종들은 당황해하면서, "우리 도련님은 아직 나이 어리고 해서 첩이 없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신부는 화를 내면서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 "요것들아, 거짓말 마라, 너희 도련님이 첩을 두고 있지 않다 면, 어찌 밤에 잠자리를 하면서 그렇게도 능숙하고 다양하게 거 침없이 잘할 수가 있단 말이냐? 거짓말 말고 첩이 몇 명인지 바 른대로 일러라." "옛? 새아씨! 소인들은 사실대로 라뢴 것이옵니다." 종들이 돌아가면서 서로 쳐다보며 웃었다. 이에 한 종이, "거참, 희한한 일이로다. 허면 새아씨는 규중 처녀로서 우리 도련님과 첫날밤을 한 번 겪어 보고 어찌 신랑의 그 숙달된 잠자 리 기능을 그렇게도 잘 안단 말인가?" 라고 말하니, 이 말을 받아 다른 종들도 한마디씩 했다. "혹시 `성인(聖人)이라야 성인을 잘 알아본다'는 속담이 맞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어." "그렇지, 분명히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라야 제 맛을 잘 안다 고 했거든." 이렇게 주고받으며 종들은 크게 웃었다.<조선 후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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