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趙芝薰)님의 詩 조지훈(趙芝薰)님의 詩 1. -승무(僧舞)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한국의 명시 2007.05.20
이정하님의 詩 이정하님의 詩 1.<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그대 굳이 아는척 하지않아도 좋다. 찬비에 젖어도 새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말 한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 한국의 명시 2007.05.19
윤동주(尹東柱)님의 詩 윤동주(尹東柱)님의 詩 1. - 서 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한국의 명시 2007.05.18
박재삼(朴在森)님의 詩 박재삼(朴在森)님의 詩 1.<밤바다에서> 누님의 치맛살 곁에 앉아 누님의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심심한 때는 골목을 빠져나와 바닷가에 서자 비로소 가슴 울렁이고 눈에 눈물 어리어 차라리 저 달빛 받아 반짝이는 밤바다의 質定할 수 없는 괴로운 꽃비늘을 닮아야 하리. 天下에 많은 .. 한국의 명시 2007.05.17
노첨명(盧天命)님의 詩 노천명(盧天命)님의 詩 1.<사슴>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 한국의 명시 2007.05.16
정호승님의 詩 정호승님의 詩 1.<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갈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 한국의 명시 2007.05.15
이장희(李章熙)님의 詩 이장희(李章熙)님의 詩 1.<봄은 고양이로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 한국의 명시 2007.05.14
윤곤강(尹崑崗)님의 詩 윤공강(尹崑崗)님의 詩 1.<나비> 비바람 험살궂게 거쳐 간 추녀 밑- 날개 찢어진 늙은 노랑나비가 맨드라미 대가리를 물고 가슴을 앓는다. 찢긴 나래에 맥이 풀려 그리운 꽃밭을 찾아갈 수 없는 슬픔에 물고 있는 맨드라미조차 소태 맛이다. 자랑스러울손 화려한 춤 재주도 한 옛날의 .. 한국의 명시 2007.05.13
양주동(梁柱東)님의 詩 양주동(梁柱東)님의 詩 1.-조선(朝鮮)의 맥박(脈搏)- 한밤에 불 꺼진 재와 같이 나의 정열이 두 눈을 감고 잠잠할 때에, 나는 조선의 힘 없는 맥박을 짚어 보노라. 나는 임의 모세관(毛細管), 그의 맥박이로다. 이윽고 새벽이 되어 환한 동녘 하늘 밑에서 나의 희망과 용기가 두 팔을 뽐낼 때.. 한국의 명시 2007.05.12
박인환님의 詩 박인환님의 詩 1.-목마(木馬)와 숙녀(淑女)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 한국의 명시 2007.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