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비가 밤에 아내와 누워, 아내 몸을 풍수지리의 명당)明 堂)자리에 견주어 농담을 시작했다. 먼저 아내의 콧등을 만지면서, "여기가 발룡(發龍:산줄기의 시작 봉우리) 지역이로구나." 하고는, 이어서 두 유방을 만지며, "동쪽 서쪽으로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가 잘 형성되 어 뻗어 있네," 라고 말했다. 그리고 더 아래 배 밑을 더듬어 내려가서, "아, 금성(金星)이 중심지를 잘 보호하고 있네," 하고 말했다. 그리고 선비가 아내의 몸 위에 엎드려 운동을 시작하면서는 기분이 고조되어 이렇게 말했다. "내 지금 결국(結局:묘의 봉우리를 만듦)을 완성하고, 그리 고 나성(羅星:여러 봉우리)을 잡아서 마지막으로 수구(水口)를 막는 중이다." 이 때 옆방에서 이 말을 다 듣고 있던 부친이 크게 외쳤다. "얘 아비야, 거기가 어느 산인지는 몰라도, 세상에 그렇게 잘 갖추어진 명당자리가 어디 있단 말이냐? 잘 봐두었다가 내가 죽 으면 꼭 그 자리에 묻어 다오," 이 말을 들은 선비 부부는 한창 흥분이 고조되었다가 갑자기 식으면서 슬그머니 작업을 끝내고 말았다.<조선 중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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