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이 유머였다. |
한 선비가 밤에 아내와 누워, 아내 몸을 풍수지리의 명당)明
堂)자리에 견주어 농담을 시작했다.
먼저 아내의 콧등을 만지면서,
"여기가 발룡(發龍:산줄기의 시작 봉우리) 지역이로구나."
하고는, 이어서 두 유방을 만지며,
"동쪽 서쪽으로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가 잘 형성되
어 뻗어 있네,"
라고 말했다.
그리고 더 아래 배 밑을 더듬어 내려가서,
"아, 금성(金星)이 중심지를 잘 보호하고 있네,"
하고 말했다.
그리고 선비가 아내의 몸 위에 엎드려 운동을 시작하면서는
기분이 고조되어 이렇게 말했다.
"내 지금 결국(結局:묘의 봉우리를 만듦)을 완성하고, 그리
고 나성(羅星:여러 봉우리)을 잡아서 마지막으로 수구(水口)를
막는 중이다."
이 때 옆방에서 이 말을 다 듣고 있던 부친이 크게 외쳤다.
"얘 아비야, 거기가 어느 산인지는 몰라도, 세상에 그렇게 잘
갖추어진 명당자리가 어디 있단 말이냐? 잘 봐두었다가 내가 죽
으면 꼭 그 자리에 묻어 다오,"
이 말을 들은 선비 부부는 한창 흥분이 고조되었다가 갑자기
식으면서 슬그머니 작업을 끝내고 말았다.<조선 중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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