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이 유머였다. |
한 선비가 결혼 후에 연속해서 세 아들을 낳았는데, 세 아이
모두 얼굴이 매우 못생긴 추남이었다. 하루는 선비가 부인에게
말했다.
"여보, 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마도 내 정액이 맑지 못하고
흐려서 저렇게 못생긴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다
음부터는 잠자리를 할 때 맑은 정액이 들어가게 해야겠어요. 정
액을 걸러야 하니까 고운 삼베 조각을 준비해 줘요."
선비는 밖으로 흘러나온 자신의 정액을 보고는 맑지 못하고
무엇이 섞여 있는 것같이 흐려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것
이었다.
선비는 밤에 아내와 잠자리를 하면서 아내가 마련한 고운 삼
베 조각을 펴서 옥문 위에 올려놓았다.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자
신의 연장을 그 위에 대고 밀어넣었다.
일이 끝난 다음에 선비가 불을 켜고 그 삼베 조각을 찾으니,
이불 속을 모두 다 뒤지며 아무리 찿아도 보이지 않아 기어이 삼
베 조각을 찿지 못하고 말았다.
이후 선비의 아내는 임신했고 열 달이 지나 아들을 낳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소원대로 예쁘고 잘생긴 미남 아들이 태어났다.
그래서 선비가 기뻐하면서 아이를 안으니, 참 이상한 일이 벌어
졌다.
"아니 이게 뭐지? 갓난아이의 어깨에 웬 삼베 등거리냐?"
"여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삼베 등거리라니오?"
남편의 말에 부인도 아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금방 태어난
아이의 어깨에 삼베로 기운 등거리가 입혀져 있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부인은 크게 웃으면서,
"여보, 우리 아이가 잉태될 때에 당신 정액을 거르기 위해 덮
었던 그 삼베 조각으로 등거리를 만들어 입고 태어난 것입니다.
정말 신기하네요. 그리고 또 미남으로 태어나고요."
라고 말하며 남편을 바라보고 좋아했다.
이에 선비도 여하간 우리의 미남 출생 작전이 성공을 거두었으니
더없이 기뻐요.
라고 말하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조선 후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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