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고전유머]1-29화 잘생긴 아들 낳기

eorks 2007. 3. 6. 22:01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이 유머였다.

(제1-29화)잘생긴 아들 낳기
    한 선비가 결혼 후에 연속해서 세 아들을 낳았는데, 세 아이 모두 얼굴이 매우 못생긴 추남이었다. 하루는 선비가 부인에게 말했다. "여보, 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마도 내 정액이 맑지 못하고 흐려서 저렇게 못생긴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다 음부터는 잠자리를 할 때 맑은 정액이 들어가게 해야겠어요. 정 액을 걸러야 하니까 고운 삼베 조각을 준비해 줘요." 선비는 밖으로 흘러나온 자신의 정액을 보고는 맑지 못하고 무엇이 섞여 있는 것같이 흐려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것 이었다. 선비는 밤에 아내와 잠자리를 하면서 아내가 마련한 고운 삼 베 조각을 펴서 옥문 위에 올려놓았다.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자 신의 연장을 그 위에 대고 밀어넣었다. 일이 끝난 다음에 선비가 불을 켜고 그 삼베 조각을 찾으니, 이불 속을 모두 다 뒤지며 아무리 찿아도 보이지 않아 기어이 삼 베 조각을 찿지 못하고 말았다. 이후 선비의 아내는 임신했고 열 달이 지나 아들을 낳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소원대로 예쁘고 잘생긴 미남 아들이 태어났다. 그래서 선비가 기뻐하면서 아이를 안으니, 참 이상한 일이 벌어 졌다. "아니 이게 뭐지? 갓난아이의 어깨에 웬 삼베 등거리냐?" "여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삼베 등거리라니오?" 남편의 말에 부인도 아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금방 태어난 아이의 어깨에 삼베로 기운 등거리가 입혀져 있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부인은 크게 웃으면서, "여보, 우리 아이가 잉태될 때에 당신 정액을 거르기 위해 덮 었던 그 삼베 조각으로 등거리를 만들어 입고 태어난 것입니다. 정말 신기하네요. 그리고 또 미남으로 태어나고요." 라고 말하며 남편을 바라보고 좋아했다. 이에 선비도 여하간 우리의 미남 출생 작전이 성공을 거두었으니 더없이 기뻐요. 라고 말하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조선 후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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