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王昭君(왕소군)의 고운 뼈도 胡地(호지)의 흙이 되고 김삿갓이 원주를 거처 한양으로 가려고 얼마를 가다가 날이 저물어 길가의 주막에 들렀다. 목은 컬컬하지만 囊中에 無一分(낭중에무일분)이라 술을 청할 생각도 못하 고 서산에 기우러지는 석양노을을 바라보며 술청에 걸터앉아 옛 시 한 수를 읊조리고 있었다. 저만치에서 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주모가 슬며시 다가오더니 「손님은 시를 좋아하시나 보죠. 혹시 시인이 아니세요?」하고 묻는다. 김삿갓은 주모의 질문에 적이 놀라면서 주모는 시를 아는가 하고 물었다. “齋狗三年能風月(재구삼년능풍월)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한다.이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술장사를 하기 전에 10년 가까이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