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요강 황진이 무덤 찾기를 단념한 김삿갓은 고려의 도읍지 松都(송도)로 가던 길에 철쭉꽃이 많기로 유명한 進鳳山(진봉산)에 올라 지금 한창 제철을 만나 흠뻑 피어 있을 철쭉꽃을 보기로 했다. 자고로 鳳山躑躅(봉산척촉)이라 하여 송도팔경의 하나라더니 과연 허언 이 아니었다. 꽃에 취한 김삿갓은 삼국유사의 獻花歌(헌화가)에 나오는 고사처럼 水路 夫人(수로부인)에게 라도 받치려는 듯 벼랑에 핀 꽃을 겪으려다가 그만 실족하여 발목을 심하 게 삐고 말았다. 아픈 다리를 끌고 내려오다가 다행히 한 스님을 만나 泉石寺(천석사)라 는 산사에서 신세를 지고 있었다. 이 절의 주지 梵魚(범어)스님은 김삿갓을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작년에 금강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