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馬上逢寒食(마상봉한식) 이산 저산에 모두가 꽃이었다. 삿갓을 제겨 쓰고 꽃구경을 하며 마냥 한가 롭게 거닐고 있노라니까 저만큼 풀밭에서 여남은 살 먹어 보이는 머슴아이 가 조랑말을 끌고 다니며 풀을 뜯기고 있었다. 김삿갓은 말을 보자 옛날 絶句(절구) 한 수가 머리에 떠올랐다. 말 위에서 한식을 만났는데 오다 보니 어느새 봄이 저무네. 馬上逢寒食(마상봉한식) 途中送暮春(도중도모춘) 말을 타고 봄을 즐기며 九十春光(구십춘광)을 馬上(마상)에서 보낸다는 소리다. 옛날 사람 들은 나들이 할 때에는 흔히 말을 타고 다녔다. 그러기에 김삿갓 자신도 말을 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