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고전유머]3-19화 장인을 속인 새 사위

eorks 2007. 4. 2. 09:07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3부 기발한 처지, 웃음이 절로 나오고

(제3-19화)장인을 속인 새 사위
    한 사람이 새로 사위를 얻어 앞에 앉혀 놓고 글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사위는 글공부를 많이 했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글 을 모른다고 거짓으로 대답하니, 장인은 개탄하면서 말했다. "사람이 되어 책을 읽지 않으면 담장에 얼굴을 대고 서 있는 것과 같아서, 어찌 사물의 이치를 통하겠느냐?" 이렇게 말하고, 이어 다음과 같은 시구로써 훈계를 했다. 소나무와 잣나무가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늘 푸른 것은 중 심이 꽉 차 단단해서 그렇고(松柏之長春中心固), 학이 울음을 잘 우는 것은 목이 길어서 그러하며(鶴之善鳴長 頭故), 길가에 서 있는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고 작은 것은 사람들이 많이 만지고 접촉을 해 그런 것이니라(路樹之昻藏閱人故). 장인은 시구를 풀이한 다음에 이어서, "자네가 글을 알았다면 진작 이런 것을 다 터득할 수가 있었 을 텐데 점말 한스럽구나. 안타까운 일이로다." 라고 말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새 사위가 천천히 대답하는 것이었다. "장인 어른, 그렇다면 속이 빈 대나무가 잎이 지지 않고 늘 푸른 것도 속이 꽉 차 있어서 그렇다고 하겠습니까? 그리고 목 이 짧은 개구리가 잘 우는 것도 목이 길어서 그렇습니까?" 이렇게 말하며 장인을 쳐다보고는 한참 있다가 다시 말을 잇 는데, "장인 어른, 또 있습니다. 장모님은 키가 매우 작은데요, 그 렇다면 장모님도 길가의 나무처럼 많은 사람이 만지고 접촉하며 가지고 놀아서 크지 못한 것입니까?" 라고 말했다. 이 말에 장인은 깜짝 놀라며, 새 사위에게 속은 줄 알고는 부끄러워 아무 말도 못하더라.<조선 중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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