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4부 서민들, 유머는 그들의 낙이었다 |
한 시골 사람이 열 살 조금 넘은 어린 아들을 장가보냈는데
신부는 신랑보다 대여섯 살 위였다.
신랑이 장가갔다가 신부를 데리고 오는 날, 신랑 집에는 신행
(新行) 잔치가 벌어지고 많은 손님들이 모여 있었다. 이윽고 신
부를 태운 가마가 안마당으로 들어와 가마에서 내린 신부가 마
루 위로 올라서니, 어린 신랑이 신부를 보고는 손가락질을 하면
서 큰소리로 외쳤다.
"저 여자가 왔어? 저 여자 왜 우리 집으로 온 거야? 지난번에
저 여자 집에서 밤에 잠잘 때, 나를 팔베개하고 두 다리로 나를
힘껏 끌어안은 뒤, 내 오줌 누는 물건을 밤새 주무르고 그리고
내 배 위에 올라가 씩씩거리고 헐떡이며 나를 피곤하게 했어, 그
런데 왜 우리 집으로 왔어? 또 날 못살게 하려고 온 거지? 저 여
자가 있으면 나는 싫어! 멀리 도망갈래."
신랑이 이렇게 소리치면서 뒷산으로 도망치니, 손님들이 듣
고 상객(上客)으로 따라온 사돈이 무안해할까봐 크게 웃지도 못
하고 입을 막고는 킥킥거리더라.<조선 후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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