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4부 서민들, 유머는 그들의 낙이었다 |
한 사람이 여색을 밝혀 기생집 출입을 자주 하니 아내가 심하
게 질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사람은 무척 고민하다가 부인
을 속여 겁을 주려고 마음먹었다.
하루는 남편이 남자의 성기 끝같이 생긴 자라 머리를 구해 바
지 속에 감추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을 본 아내는 역시 기생집에 갔다 왔다고 하면서 소란을
피우고 꾸짖는 것이었다.
이 때 남편이 화를 내면서 말했다.
"여보! 모두가 내 두 다리 사이에 달린 이 연장 때문이니, 내
가 이것을 잘라 버려 말썽을 없애도록 해야겠소."
이렇게 소리치면서, 손에 칼을 쥐고 바지 속에 넣어 자르는
시늉을 한 다음, 숨겨 가지고 온 자라 머리를 얼른 꺼내어 멀리
내던졌다.
이 모습을 본 아내는 울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것을 잘라 버리면 나는 어떻게 재
미를 봐요? 나는 이제 무슨 재미로 살아요?"
이러면서 주저앉아 땅을 치며 통곡했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늙은 여종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뜰로 내려가, 주인이 내던진 그것을 집어 이모저모 자세히
살펴보고는 소리쳤다.
"마님, 마님! 진정하십시오, 요것이 말입니다. 눈이 한 개가
아니라 양쪽에 두 개가 달렸고, 옆으로 줄무늬가 여러 개 나 있
는 것으로 보아, 그 연장이 아니고 다른 무엇 같습니다."
여종의 말을 들은 아내가 울음을 그치고 급히 내려가 그것을
받아 자세히 살펴보니 자라 머리였다. 곧 부인은 웃으면서 남편
을 껴안고 다시는 질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조선 후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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