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호탕한 양녕대군(讓寧大君)

eorks 2018. 8. 17. 04:10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은 유머였다.
[제1ㅡ43화]호탕한 양녕대군(讓寧大君)
양녕대군은 방탕한 행동을 해 태자 자리를 잃었고, 성품이 호 탕하여 주색과 수렵 이외에는 하는 일이 없었다. 하루는 불교에 깊이 빠져 있는 그 아우 효령대군(孝寧大君)이 절에서 불공 드리 는 큰 행사를 주재하고는 형님 양녕대군을 초청했다.

이날 양녕대군은 사냥꾼과 활 잘 쏘는 사람을 데리고, 또한 사냥개를 몰고는, 사냥 기구를 갖추어 산에 가서 몇 마리의 토끼 와 여우를 잡아서 아우 효령대군이 재를 올리는 절로 갔다.

양녕대군은 절 앞 냇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막 예불이 시작 될 무렵에 사냥꾼이 짐승을 가져오자, 준비하고 있던 고기 다루 는 사람에게 고기를 잡아 다듬어 불 위에 얹어 굽게 하고, 심부 름하는 사람에게 술을 부어 올리게 했다.

이어 절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부처님께 절을 할 무렵에 양녕 대군은 의젓하게 술을 마시며 불 위의 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었 다. 이 모습을 본 아우 효령대군이 정색을 하고 난처해하면서 말 했다.

"형님, 오늘만이라도 좀 참아 주실 수가 없겠습니까? 이 아우 의 체면을 봐서라도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이 말에 양녕대군은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는 평생에 하늘로부터 복을 많이 받았으니 고생할 필요가 없는 사람일세, 이렇게 살아 있을 때는 세종 임금의 형이고, 또 죽어 저 세상에서는 부처가 되어 있을 효령 너의 형이 되니, 사 나 죽으나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곧 살아 있을 때는 임금인 세종의 형으로서 임금의 보호를 받 고, 또 불교를 열심히 믿는 효령대군은 죽어서 부처가 될 것이므 로 자신은 죽어서도 부처가 된 아우의 도움을 받을 텐데 무슨 걱 정이 있느냐는 뜻이었다.<조선 초기>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