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제1ㅡ2화]송이(松耳)버섯 그림

eorks 2019. 2. 19. 00:11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은 유머였다.
[제1ㅡ2화]송이(松耳)버섯 그림
시골에 사는 한 선비 집에 손님이 왔다. 주인 선비가 사랑에 서 여종을 불러 이렇게 일렀다.

"얘야,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안에 들어가서 마님에게 말씀 드려라.송이 같은 것을 지져서 맛있게 만들고, 병아리 같은 것 을 잡아 삶아서 술안주를 잘 장만해야 한다고 말이야,"

"예. 그런데 서방님! 그 송이 같은 것이란.....어떻게 생긴 물건인지요?"

자세한 설명을 다시 들은 여종은 안으로 들어가 부인에게 아 뢰었다.

"마님, 서방님 말씀 중에 `병아리 같은 것'이라 함은 곧 생치 (生雉)를 뜻하는 것으로 알아들었습니다만,`송이 같은 것'이란 무엇인지를 몰라서 다시 서방님게 여쭈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서방님게서는 이렇게 그 모양을 그림으로 그려 주시면서 자세히 설명하셨습니다. 그런데 마님, 그 모양이 꼭 남자의 무엇처럼 생 겨서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이와 같이 설명한 여종이 양 볼에 홍조를 띠면서 마님에게 그 림을 내밀었다.

그림을 받아든 부인은 깔깔대고 웃으면서,

"얘야, 어르신게서 이 그림을 그릴 때 바지 속을 들여다보고 그리지 않았니? 어찌 이렇게도 크기와 모양이 어르신 것과 똑 같이 닮았을꼬......,"

하고는, 여종을 보면서 다시 크게 웃더라.<조선후기>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