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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eorks 2023. 3. 15. 13:06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님 글 중에서]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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