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위의 털 같은 견해라는 뜻으로, 내면이나 질적인 내용은 빈약하면서 외면만 보는 견해을 이르는 말이다. 皮(껍질 피) 毛(터럭 모) 之(갈 지)見(볼 견)
오늘날은 국제화시대가 되어 각 나라 사이의 교류가 빈번하다. 전세계 어느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건 간에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된다.
지구촌(地球村)이라는 말이 생겨났듯이, 전세계가 한 마을 같다는 것을 실감한다.
원활한 국제교류를 위해서나 우리나라 이익을 위해서, 전세계에 우리나라를 정확하게 잘 알릴 필요가 있고, 다른 나라도 우리가 정확하게 잘 알 필요가 있다.
미국 여류소설가 '펄 벅'이 쓴 장편소설 '대지(大地)'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번역되어 잘 알려져 있다. 펄 벅은 이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펄 벅은 40년 가까이 중국에서 살았고, 어릴 때 자신이 중국 사람인 줄 착각할 정도로 중국 말과 생활이 중국 사람과 다를 바 없이 익숙했다.
'대지'를 두고 사람들은 중국 작가보다 더 중국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을 잘 묘사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정작 펄 벅 본인은 “'대지'같이 외국인이 묘사한 중국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습관은 어딘가 모르게 몇 겹 막(膜)이 쳐져 있어, 안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다.
영어를 잘하는 중국 사람이 쓴 중국을 소개하는 책이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펄 벅이 미국서 임어당(林語堂)을 만나 영어로 중국을 소개하는 글을 쓸 것을 권유했다.
그렇게 해서 임어당이 저술한 책이 '나의 나라, 나의 사람(My Country, My People)'이다. 중국에서는 '중국인(中國人)' 등으로 번역되어 읽힌다. 1934년 미국에서 출판됐는데, 서양 각국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됐다.
역사상 중국을 가장 잘 소개한 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어를 잘하면서 우리나라를 잘 아는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책이 많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외국어를 잘하면서 우리나라를 잘 아는 사람이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책이 더 많이 나와야,.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정확하게 알려져 우리나라의 위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은 대부분 이미 국내에서 출판된 것을 조선족 등의 손을 빌려 번역해서 중국에서 다시 출판한 것이다.
중국을 소개하는 책자는 국내에 생각보다 많이 나와 있다. 특파원 출신, 교수 등이 쓴 책들인데, 피상적으로 쓴 것이 대부분이다. 중국 대사를 지낸 분이 중국에 대해서 쓴 책이 나왔다.
대단한 광고문구를 보고 사 봤더니, 정확한 통계숫자는 많이 제시했지만, 중국에 대한 이해는 별반 나을 것이 없었다.
왜 그럴까? 대부분 한문 실력이 부족하여 중국의 고전이나 학술 서적을 읽을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잘 알리고, 다른 나라를 잘 알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좀 더 본격적으로 장기적인 외국학(外國學) 공부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