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스크랩] 조그마한 무덤 앞에/柳 呈

eorks 2005. 8. 20. 09:12



      조그마한 무덤 앞에/柳 呈

      흰 나무패 눈에 아픈
      임자 무덤 앞에 손을 짚으면
      잊은 줄만 믿었던 슬픔이 파도처럼 밀리어 오오

      임자 하얀 손이 여기에 있소
      임자 맑은 눈동자 여기에 있소
      되살아 오는 가지가지 말씀

      몰래 홀로 앓다가
      몰래 홀로 눈감고
      임자는 지금도
      먼 파도 소리에 홀로 귀 기울이고 있소이까?

      수풀속에 소소로이 흔들리는 들국화
      들국화 들국화
      시월달 신바람에 마구 휘불리는
      연보라빛 가널픈 네 모습을
      오오 누구라 나는 불러볼건가

      임자 앞에 꺾고서
      이 산허리 어느 비탈 어느 그늘에나
      구름처럼 들국화만 피어 있음에
      난 다시금 눈물이 솟아....뜨거운 눈물이 솟아....

      흙내음새도새로와 가슴 막히는
      임자 조그마한 무덤 앞에 얼굴을 묻고
      언제나
      언제까지나 순결하리라 맹세하는 나요
      유정이요


      유 정:(1922~ ? )함북 경성 출생
      시집(춘신),단가집(상어).....등

      白頭大幹
출처 : 설☆★못
글쓴이 : 백두대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