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4부 서민들, 유머는 그들의 낙이었다 |
한 조그마한 절에 나이 많은 큰스님이 어린 동자승을 가르치
면서 데리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동자승이 보니까, 쌀이 조금
들어 있는 독에 쥐가 들어가 쌀을 먹고 있는 것이었다.
동자승은 곧 큰스님에게 달려가서 숨을 몰아쉬며,
"큰스님! 쌀독에 쥐가 들어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요? 무섭고 겁이 나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하고 큰소리로 다급하게 물었다.
그러나 노스님은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한참 동안 염불만 하
고 있다가, 천천히 눈을 뜨고 돌아보면서 대답했다.
"얘야! 내 살생을 금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면서 차마
너에게 이 말은 일러 줄 수가 없느니라, 그러나 쥐가 독에 들어
갔을 때에는 독 아가리에 자루를 씌우고, 독을 옆으로 비스듬히
눕히면 쥐가 자루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때 자루 아가리를
오므려 묶으면 쥐는 꼼짝없이 자루 속에 갇히게 되느니라. 내 어
찌 쥐를 잡을 수 있는 이 방법을 너에게 가르쳐 줄 수가 있겠느
냐? 정말 안타까운 일이로다. 나무아미타불!"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동자승이 아무 말도 않고
쌀독으로 달려가서 큰스님이 일러 준 방법대로 하니, 과연 쥐가
자루 속으로 들어가 갇히었다.
그런 다음에 동자승은 다시 큰스님에게로 달려왔다.
"큰스님! 스님 말씀대로 하여 쥐를 자루 속에 가두어 놓았습
니다. 그런데 이 쥐를 어떻게 죽여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 수가
없습니다."
동자승의 말을 들은 큰스님은 역시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다
가 입을 열었다.
"나무아미타불! 내가 어찌 차마 쥐를 죽이라고 말할 수가 있
으며, 그리고 쥐를 죽이는 방법을 너에게 가르쳐 줄 수가 있겠느
냐? 하지만 그 쥐를 죽이는 방법은 이러하느니라, 자루를 들어
힘껏 땅에 여러 번 메치면 쥐는 곧 죽게 되느니, 그렇다고 해도
내 너에게 이런 방법으로 쥐를 죽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로다."
큰스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동자승은 곧장 달려가서 쥐
가 든 자루를 땅에 메쳐 그 쥐를 죽이더라.<조선 중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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