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나? |
한 고을 관장이 손님 접대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을 걱정했
다. 그래서 음식은 3등급으로 정해 놓고 아전들에게 다음과 같
이 일러두었다.
"손님이 왔을 때, 보아서 후하게 대접할 손님이면 내가 손을
들어 눈썹을 문지를 것이고, 그 다음 조금 낮게 대접할 손님이면
손으로 내 코를 만질 것이다. 그리고 가장 낮게 대접해도 괜찮을
손님은 내 턱을 손으로 만질 테니, 閣宙湧?잘 보고 있다가 알
아서 술상을 차려 오도록 하라."
이와 같이 단단히 약속을 해놓았다.
이런 방법으로 손님을 접대하고 있는데, 하루는 평소에 관장
과 안면이 있는 손님이 찿아왔다. 그런데 이 손님은 아전들에게
서 이미 관장이 이렇게 대접한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는 손님이
었다. 손님이 관장과 인사를 나누고 나니, 관장은 슬그머니 손을
들어 턱을 만지는 것이었다.
이 때 이 손님이 얼른 일어나서 관장에게 공손히 절을 하고는
엎드려 정중하게 아뢰었다.
"나으리! 지난날 친분을 생각해서라도 턱이 아닌 눈썹을 만
지는 것으로 해주십시오. 그럴 만한 사이가 아니십니까? 음식이
좋고 나쁜 것보다는 소생 체면이 손상되어 그럽니다."
이 말을 들은 관장은 한바탕 크게 웃고 부끄러워하면서 그 손
님을 잘 대접하더라.<조선 초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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