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 이야기 ~슬기로운 이는 순시(順時)에 이룬다~ |
옛날에 천한 신분의 사내가 있었다. 그는 어쩌다가 돈을 엄청나게 벌게 되어 공주를 아내로 맞았다. 그 사내는 보잘것없는 자신이 어떤 신분임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온갖 사치와 갖은 호사로 공주를 만족하게 해 주고자 애썼다. 그러나 공주는 어쩐 일인지 도대체 웃는 일이 없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더욱 침울해지는 공주의 모습을 보다 못한 사내는 어느 날 모르는 게 없다는 도사를 찾아가 사정 이야기를 하고 그 이유를 물었다. 도사는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다. "이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런데 너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려고 한다. 먹고살기가 어려운 사람은 훌륭한 밥상에 군침을 삼키지만, 늘 사치하고 호사를 누리던 사람은 훌륭하게 차린 밥상이 아무런 감동도 주지 않는 법이다. 그렇듯이 공주는 부족한 것을 모르고 자랐으므로 황금을 가지고는 그 마음을 살 수 없다." 이 말을 듣고 그 사내는 딱하게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공주의 마음을 살 수 있습니까?" 그러자 도사는 짤막하고 시원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거야 간단하지. 공주의 마음을 사려면 마음을 주어야지. 돈으로 어림도 없는 일이네." 집으로 돌아간 그 사내가 정성을 다해 공주를 보살피고 위하자 비로소 공주는 얼굴에 웃음을 보이며 흡족해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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