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구렁이와 꿩

eorks 2015. 9. 20. 08:10
韓國野史 이야기(불교 전설)

구렁이와 꿩
    강원도 원주에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치악산이 있는데, 이 산 은 물 맑고 골짜기가 깊어서 경치가 아름답고, 오래 된 이름난 절들이 많은 곳이다. 옛부터 이 치악산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한 사냥꾼이 치악산으로 사냥을 하러 올라갔다. 그 날은 수확 이 많아서 노루 두 마리에다가 꿩을 세 마리나 잡았다. 저녁때가 되어 신이 나서 산을 내려오는데, 짐이 무거워 산 중 턱에 있는 다 허물어져 가는 상원사라는 옛절에서 잠깐 쉬었다 가기로 했다. 담뱃대에 담배를 담고 불을 붙여 몇 모금 빨고 있으려니까 근 처에서 꿩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사냥꾼은 그 꿩까지도 잡을 욕 심으로 얼른 담뱃불을 끄고 조총에다 화약을 재어 가지고 소리가 들린 곳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그런데 이 꿩은 달아날 생각은 하지 않고 푸드덕푸드덕 날개짓 만 하면서, 주둥이로 `꺼끄덕, 꺼끄덕` 하는 소리만 내고 있었다. 포수는 문득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꿩의 울음소리는 어쩐지 슬픈 것처럼 들렸고 푸드덕거리는 그 날개짓은 점점 약해져 갔다. 날려고 했지만 힘이 약해져서 날지 못하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사냥꾼은 무슨 까닭이 있음을 알아채고 급히 그쪽으로 다가갔 습니다. 그랬더니 그 꿩 바로 앞의 바위 위에 어마어마하게 큰 구렁이가 도사리고 앉아서 꿩을 잡아먹으려고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꿩은 겁에 질려서 그런지 푸드덕거리기만 하 다가 기진맥진한 채 마침내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사냥꾼은 그 광경을 보자 갑자기 꿩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 다. 엄천나게 큰 구렁이 앞에 힘이 빠진 채 쓰러져 있는 꿩을 구 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냥꾼이 구렁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자 구렁이는 아무 소리 도 못내고 죽어 버렸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구렁이의 크기는 엄청나게 컸다. 사냥꾼은 꿩을 집어 들었다. 사냥꾼은 지쳐 있는 꿩을 안고 골짜기로 가서 물을 먹이고, 자 기가 먹다 남은 밥풀을 주둥이에 억지로 넣어 주었다. 조금 지나 니까 꿩은 생기를 되찾았다. 사냥꾼이 꿩을 쳐들어 공중에 날렸 더니, 꿩은 좋아라고 산속으로 날아갔다. 사냥꾼은 기껐 손아귀에 들어온 꿩을 자기 손으로 놓아 주었지 만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한 것이 기뻐서, "오늘은 좋은 일을 했구나." 하고 중얼거리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사냥꾼은 다시 치악산으로 짐승을 잡으러 올라갔다. 그런데 그 날은 웬일인지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노루·사슴은 커 녕 토끼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 사냥꾼은 짐승이 하나도 잡히지 않자 무척이나 화가 났다. 그 래서 자꾸만 산속으로 깊숙이 들어갔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영 재수가 없구나!" 하며 내려오는데 어느 새 날이 저물고 있었다. 산속으로 너무 깊 이 들어갔기 때문에 사냥꾼은 오도가도 못하게 되고 말았다. 그제서야 사냥꾼은 춥고 배가 고품을 느꼈다. 그래서 어디 묵 을 데가 없을까 하고 두리번거렸다. 마침내 멀리서 불빛이 깜박이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옳다! 저기서 묵자. 하늘이 날 살려 주셨구나.` 사냥꾼은 안에다 대고 외쳤다. "주인 계십니까?"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등잔불이 켜져 있 는 것을 보면 누가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밤이 깊어서 잠이 들었나?` 사냥꾼은 염치 불구하고 싸리문을 발길로 차서 열고 뜰 안으로 들어가 큰 소리로 다시 외쳤다. "아무도 안 계십니까?" 그랬더니 그제서야, "누구셔요?" 하는 소리가 났는데, 젊은 여인의 목소리였다. 사냥꾼은 애원하듯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는 사냥꾼인데, 산속 깊이 들어왔다가 날이 저 물었습니다.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하룻밤 묵고 가게 해 주십시 오." "사정은 딱하지만, 이 집은 남자도 없고 여자인 나 혼자만 사 는 집인데 어떻게 모르는 사람을 재우겠습니까? 안 됐지만 어서 나가십시오." 여인은 쌀쌀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사냥꾼은 그 집 말고는 갈 데가 없었기 때문에 끈질기게 졸랐다. 그랬더니 여인은 그 청에 못 이겨서 방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했다. 사냥꾼은 방 안으로 들어가면서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 랐다. 여자는 소복을 입고 있었는데, 두 볼이 불그레한 것이 붉은 진달래 같았고, 어떻게 보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 것 같기도 했다. 사냥꾼은 고맙다는 인사의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여인이 혼자 산속에 사는 사연부터 알고 싶었다. "부인께서는 왜 이런 깊은 산속에 혼자 사시게 됐습니까?" "저는 선비의 딸로 태어나 곱게 자라 혼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공부를 하기 위해 이 숲속으로 들어와 열심히 책을 보다 가, 하루는 잠깐 쉬러 숲으로 나갔었는데 여러 날 동안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시켜 찾게 해 보았더니 글쎄 커 다란 맹수에게 물려 죽었지 뭐겠습니까, 남편이 죽은 뒤에 홀로 지내려니까 세상을 살아갈 낙도 없는 것 같아 남편을 죽인 호랑 이를 찾아 죽이고 나서, 남편의 뒤를 따를 생각입니다." 여인은 그렇게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사냥꾼은 여인 을 위로했다. "나는 사냥꾼이니, 언제고 부인의 원수를 갚아 드릴 수 있습니 다. 그러니 염려 마시고, 죽는다는 생각은 아예 마십시오 더 오 래오래 사셔야죠." 마침 건너방이 있어서 사냥꾼은 거기서 묵기로 하였는데, 주인 과부가 하도 예뻐서 사냥꾼은 몰래 문구멍으로 과부를 훔쳐보았 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여자의 눈에서 여느 사람의 눈빛 과는 다른 이상한 광채가 번뜩이는 것이었다. 사냥꾼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귀신 따위가 사람으로 변한다는 옛이여기를 기억했다. 그리고 이렇게 예쁜 여자가 산속 에서 혼자 산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비로소 생각했다. 그러자 사냥꾼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그는 살며시 방문을 열고 나와 망태와 총을 들고는 그 집에서 빠져 나가려고 했다. 그 순간, 안방문이 활짝 열리면서 여자가 재 빨르게 뛰쳐나와 사냥꾼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놈아, 어딜 가려고 하느냐! 내가 누구인지 알겠느냐? 나는 전 날 네게 억울하게 죽은 그 구렁이의 아내다.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벼르던 차에 네가 제발로 걸어왔길래 잘 되었다 하던 참인 데, 가기는 어디로 가느냐?" 다음 순간, 사람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그 자리에는 커다란 구렁이 한 마리가 송곳 같은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냥꾼은 도망칠 수가 없어서 구렁이에게 한 번 사정을 해 보 았다. "내 말을 좀 들어 보시오. 당신 남편과 나는 원한을 진 적이 없소 하지만 그 때 당신 남편이 꿩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걸 보 고, 꿩이 불쌍해서 구해 주느라고 그렇게 되었소. 이건 부처님의 뜻이니 이제 나를 죽이면 부처님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될 것이 오." 그러자 구렁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여자로 바뀌였다. 사람으로 변한 구렁이는 사냥꾼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내기를 해서 내가 이기면 널 죽일 것이고, 네가 이 기면 살려 주겠다. 저 너머에 있는 상원사의 종 소리가 끊어진 지 오래인데, 지금부터 한 시간 안에 종 소리가 나게 하면 너를 살려주고, 소리가 안 나면 잡아먹겠다." 그래서 사냥꾼은 당장 죽음을 당하지 않게 되었으며 한 시간이 라는 여유가 생겼다는 생각에 그러자고 약속했다. 사냥꾼은 마음 속으로 간절히 부처님께 빌었다. 시간은 자꾸 흘렀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절의 종을 울리게 할 수는 없었다. 어느덧 시간이 다 되었다. 여인은 기세가 등등해서 다시 구렁 이로 변하더니 새빨간 혀를 날름거리며 사냥꾼을 잡아먹으려고 했다. 바로 그 때였다 멀리 상원사에서, "뎅 뎅 뎅……" 하고 종 소리가 은은히 들려 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구렁이는 갑 자기 미친 듯이 몸을 꿈틀거리다가 제 머리를 돌에 찧어 죽고 말 았다. 이윽고 날이 밝아오자, 사냥꾼은 어찌 된 일인지 궁금해서 상 원사를 향해 올라갔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절의 종 아래에 꿩 한 쌍이 머리가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 있었다. 어찌 된 일인지 생각해 보니 그 꿩은 사냥꾼이 살려 주었던 꿩 이었고, 다른 한 마리는 그 꿩의 짝인 것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둘이서 사냥꾼에게 입은 은혜를 갚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서 종 을 쳤던 것이다. 사냥꾼은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 두 마리 꿩을 산에 묻어 주고 비석에다 『꿩무덤』이라고 써 주었다. 그 후부터 꿩 무덤이 있는 그 산을『치악산』이라고 일컫게 되 었는데,『치』는 꿩 치(雉) 자이고『악』은 뫼 악(岳) 자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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