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說話

호원설화(虎願說話)

eorks 2018. 5. 24. 00:47

韓國의 說話
호원설화(虎願說話)
    신라 때 처녀로 변신한 호랑이가 김현(金現)과 부부 인연을 맺은 뒤
    그를 위해 죽음을 택했다는 설화. ≪삼국유사≫ 권5 효선편(孝善篇)
    김현감호조에 수록되어 있다. ‘호원설화(虎願說話)’라고도 한다.
    두 편의 설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김현설화’이고, 다른 하나
    는 ‘신도징설화(申屠澄說話)’이다. 이 두 편의 범 설화를≪삼국유사≫
    에 편입시킨 일연(一然)의 의도는 한국 설화인 〈김현설화〉와 중국
    설화인 〈신도징설화〉를 통하여 전자에 나타난 범의 좋은 구실과
    후자에 나타난 나쁜 구실을 대비하여, 범의 좋은 구실을 내세우는
    데 있다고 생각된다. 〈김현설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신라 원성왕 때에 매년 2월이 되면 8일부터 15일까지 연 8일 동안 
    남녀가 모여 복을 빌기 위하여 흥륜사(興輪寺)의 전탑(殿塔)을 도
    는 복회(福會)가 있었다. 이 때, 김현이 복회에 참석했다가 염불을 
    하며 따라 도는 한 처녀를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되어 
    정을 통한 뒤 처녀의 집으로 갔다. 
    그 처녀 집 주인 노파는 김현을 보더니, 처녀의 오빠들인 삼호
    (三虎)가 해칠 것을 염려하여 김현을 숨겨 두라고 하였다. 얼마 지
    나 호랑이 세 마리가 나타나 사람 냄새를 맡고 어흥거리며 김현을 
    찾았다. 
    이 때, 하늘에서 삼호가 즐겨 사람의 생명을 많이 해치므로 한 마리
    를 죽여 징계하겠다고 경고하였다. 이 말을 들은 삼호가 매우 근심
    하자 처녀는 자기가 대신 하늘의 벌을 받겠다고 하니 삼호는 즐거
    워하며 모두 달아나 버렸다. 
    그 뒤 처녀는 김현에게 말하기를 “나는 비록 그대와 유(類)가 다르
    지만 이미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이제 내가 집안의 재앙을 막기 위
    하여 대신 죽고자 하는데, 다른 사람의 손에 죽는 것보다는 그대의 
    칼에 죽어 은덕에 보답하고자 한다. 내일 내가 시장에 들어가 해를 
    끼치면, 대왕은 반드시 중록(重祿 : 아주 많고 후한 녹봉)으로써 사
    람을 뽑아 나를 잡으려 할 것이니, 이 때 낭군이 겁내지 말고 나를 
    쫓아오면 내가 그대에게 잡히겠다.”고 하였다. 
    김현은 거절하였으나 처녀는 자기의 요수(夭壽 : 젊은 나이에 죽음.)
    는 천명으로 자기의 소원이며, 또한 낭군의 경사이며 아울러 자기 
    집안의 복이요 나라의 기쁨이니, 이는 하나의 죽음으로 여러 가지 
    이익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죽은 뒤에 절을 세
    우고 불경을 읽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다음날 호랑이를 잡는 데 성공한 김현은 그 뒤 벼슬에 올랐고, 호랑
    이를 애도하기 위하여 절을 지어 호원사(虎願寺)라 이름하고, 항상 
    범망경(梵網經)을 읽어 호랑이의 저승길을 빌어 주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김현설화〉는 호랑이가 처녀로 변신하여 김현과 부부
    의 인연을 맺은 뒤, 자기의 세 오빠들을 살리고 국가의 어지러움을 
    없애며, 김현을 출세시키기 위하여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는 살신
    성인을 그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신도징설화〉는 이와는 달
    리 범이 나쁜 구실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중국 당나라에 살던 신도징이 야인으로서 한주(漢州) 지방 현위
    (縣尉)에 임명되어 임소로 가다가 진부현(眞符縣)에 이르러 눈바람
    을 만났다. 이를 피하여 어느 모사(茅舍)에 들어갔다가 그곳에서 부
    모와 함께 사는 처녀를 만났다. 
    그녀는 허름한 차림으로 있었지만 살결과 얼굴은 매우 아름다웠다. 
    신도징은 그 집에서 하루를 묵는 동안에 늙은 주인의 후대를 받고, 
    처녀와 혼인의 예를 올려 그 집의 사위가 되었다. 
    그 뒤 신도징은 그 처녀를 데리고 임소에 이르렀다. 봉록은 매우 적
    었으나 그의 아내가 힘써 살림을 잘 꾸려 나갔고, 또한 1남1녀를 얻
    어 그녀는 현모양처가 되었다. 신도징은 임기가 끝나자 가족을 데
    리고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아내가 고향을 그리워하여 함께 처가에 
    갔다. 
    그러나 처가의 식구는 아무도 없었다. 아내는 부모를 생각하며 종일
    토록 울다가 벽 모퉁이에서 호피 한 장을 보고는 크게 웃으며, 그 호
    피를 쓰자 호랑이로 변하여 나가 버렸다. 이에 놀란 신도징이 두 자
    녀를 데리고 쫓아가 숲속을 찾아보았으나 끝내 아내의 행적을 알 수 
    없었다. 
    이와 같이, 〈신도징설화〉에서는 호랑이의 구실이 사람에게 이로
    움을 주는 것보다는, 호랑이가 처녀로 변신하여 신도징과 부부의 
    인연을 맺고 자식까지 낳아 가정을 이루었으나, 다시 호랑이로 되
    돌아가 신도징을 배반함으로써 가정을 버린다는 좋지 않은 구실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어, 앞의 〈김현설화〉와는 대조를 이룬다.
    이와 같이 일연이 호랑이가 아름다운 구실을 하는 〈김현설화〉와 
    모진 구실을 하는 〈신도징설화〉를 아울러 ≪삼국유사≫에 삽입
    시킨 목적은, 호랑이의 아름다운 구실을 내세워 결과적으로 불교적 
    권선을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현감호설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신도징설화〉가 
    중국의 방대한 설화집인 ≪태평광기≫에서 연유되었다는 사실이다. 
    〈신도징설화〉가 ≪태평광기≫에 삽입된 〈신도징 申屠澄〉과 직
    결됨으로써, 우리는 일연이 ≪삼국유사≫를 편찬할 당시 이미 
    ≪태평광기≫를 접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중국의 ≪태평광기≫가 이미 13세기에 한국 문헌에 그 내용
    이 반영되기 시작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이를 통하여 
    ≪태평광기≫가 13세기경에 우리 나라에 전해 왔다는 추견설
    (推見說)을 확증설로 바꾸어 놓은 데 의의가 크다고 본다.
    

    [참고문헌] : 三國遺事, 太平廣記(李昉撰, 臺灣 新興書局), 申屠澄說話攷 (丁奎福, 童山申泰植博士古稀紀念論叢, 1979).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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