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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을 등불 삼아 멀고 먼 여행

eorks 2018. 6. 8. 04:23

불꽃을 등불 삼아 멀고 먼 여행
      곱게 차려 입고 아버님 당신을 만나던 날 미소를 주시며 자주 보자 하셨지요 아들 집에 다녀 가실때 당신의 미소를 따라 팔짱을 끼고 배웅 속에 가벼운 발걸음 성큼성큼 걸어가시던 당신께서는 한 걸음 내딛지도 못하신 채 끝내 사랑채 작은방에 몸을 두시고 쪽방 문 울퉁불퉁한 문지방 위 벗 삼아 머리를 맏기신 채 오가는 이웃들과 눈 맞춤으로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당신을 뵈러 내려갈 때면 누워계신 이부자리 햇볕에 맡기고 두터워진 손톱과 발톱은 맡기시지만 발을 닦아 드릴 땐 슬그머니 발목을 빼시곤 하셨지요 어머님의 연락으로 달려가는 중 먼 거리에서 당신이 계신 앞마당을 바라보았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아버님 당신께선 추한모습 숨기시려 불꽃을 타고 급하게 먼 여행을 가신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랫목이 아닌 윗목에 반듯이 누워계신 채로 미소로만 반겨 주시는 당신은 울부짖며 당신을 깨우는 소리가 진정 들리시나요 부엌의 어두 컴컴한 귀퉁이 광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며칠 전 내려와 좋아하시던 닭죽을 끓여 놓았던 솥에 드시다 남은 닭죽 솥을 부여잡고 소리죽여 한없이 울었습니다. 당신을 떠나보낼 준비는 안 되었는데 앞마당 마지막 타고 가실 아름다운 꽃 상여는 당신 맞을 준비가 다 되어 갑니다. 당신의 인자하신 그 미소는 아직도 내 안에 싹트고 있는데... - 좋은 글 중에서 -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