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식욕과 색욕

eorks 2019. 3. 7. 00:07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은 유머였다.
[제1ㅡ18화]식욕과 색욕
한 선비 집에 종이 있었는데 그 종의 아내가 매우 예뻤다. 주 인 선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몰래 이 종의 아내 방에 들어가 열정을 불태웠으며, 그리고 이 종의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선비가 매우 조심을 했지만 그만 10여 세 된 조카에게 들키고 말았다. 하루는 조카가 선비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삼촌은 여자에 대한 색욕(色慾)과 음식을 먹는 식욕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아니, 너 어린것이 무엇을 안다고 그런 말을 하니?"
선비는 어이가 없다는 듯, 조카를 이렇게 나무랐다.
"삼촌, 저도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제 물음에 대한 대답이 나 어서 해보세요."

"뭐? 색욕과 식욕이라고? 그야 사람은 밥을 먹어야 사니까 식욕이 더 중요하겠지, 그렇지 않아?"

삼촌의 대답에 조카는 한참 동안 삼촌을 빤히 쳐다보더니 이 렇게 말했다.

"삼촌, 그렇지 않은 것 같던데요. 제가 삼촌의 하는 일을 살 펴보니 분명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삼촌은 집에서 일하는 종을 더럽다고 하면서도, 그 아내는 사랑하고 좋아해 데리고 자면서 그 몸을 껴안아 입을 맞추고 하지 않아요? 아마도 삼촌은 그 여 자의 남편이 남긴 밥을 먹으라고 하면 더러운 종이 남긴 밥이라 고 절대로 먹지 않겠지요? 종의 아내는 껴안고 좋아하면서 종이 남긴 밥은 더러워하니, 분명히 식욕보다는 색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틀림없지요."

"아니 너....어린것이 몰래 이 삼촌이 하는 일을 모두 살펴 보았구나, 네가 그런 것을 어찌 다 아니? 요 못된 것!"

"삼촌, 저도 남녀의 잠자리 정도는 다 알아요."

이후로 선비는 조심하여 종의 아내 방에 들어가지 않더라. <조선 중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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