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 남푠 팝니다...*^^* 헌 남편을 팝니다.
반 백 년쯤 함께 살아
단물은 빠져 덤덤 하겠지만
허우대는 아직 멀쩡합니다
키는 6척에 조금은 미달이고
똥배라고는 할 수 없으나
허리는 솔찬히 굵은 편,
직장은 있으나 수입은 모릅니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 출근하고
밤늦게 용케 찾아와 잠들면 그뿐.
잔잔한 미소 한 번,
은근한 눈길 한 번 없이
가면 가는 거고 오면 오는 거고.
포옹이니 사랑놀이니
달착지근한 눈맞힘도
바람결에 날아가버린
민들레 씨앗된 지 오래입니다.
음악이며 미술이며 영화며 연극이며
두눈 감고 두 귀 막고
방안의 벙어리된 지 오래입니다.
연애시절의 은근함이며
신혼초야의 뜨거움이며
생일이며 결혼기념일이며
이제는 그저 덤덤할 뿐,
세월 밖으로 이미 잊혀진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일 뿐
눈물방울 속에 아련한
무늬로 떠오르는 무지개일 뿐,
추억줄기일 뿐.
밥먹을때도 차 마실때도
포근한 눈빛 한번 주고받음 없이
신문이나 보고 텔레비나 보지.
그저 담담하게 한마디의
따끈따끈한 말도없고.
매너도 없고, 분위기도 모르는지
그 흔한 맥주 한잔 둘이서
나눌 기미도 없고...
일요일이나 공휴일의
들뜨는 나들이 계획도 없이
혼자서 외출하기,
아니면 잠만자기.
씀씀이가 헤퍼서 말도 잘해서
밖에서는 스타같이 인기있지만
집에서는 반 벙어리,
자린고비에다 술 주정꾼.
. 서방도 헌 서방이니
헐값에 드립니다.
사실은 빈 가슴에 바람불고
눈 비 내리어 서방팝니다
헐값에 팝니다
주정거리듯 비틀거리며
말은하지만 가슴에는 싸한 아픔.
눈물 번지고 허무감이
온 몸을 휘감고돌아
빈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서방팝니다
헌 서방팝니다며 울먹입니다.
흩어진 마음 구멍이 송송 뚫린듯한
빈가슴을 두드리며
안으로만 빗질하며 울먹입니다
이제 더 이상 어쩔수 없어
헐 값에 라도 팝니다 .. ^**^

 ......^^백두대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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