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용세론(1)

eorks 2023. 2. 13. 11:33

풍수지리(風水地理)

용세론(1)
자연황천이 지옥이다
풍수란 보통 '장풍득수(藏風得水)'에서 연유한 말로, 이것은 혈에 응집된 생기는 바람을 맞으면 흩어지니, 바람을 가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혈의 좌우에서 청룡과 백호가 겹겹으로 감싸안아야 장풍은 이루어진다.

그 결과 일부 풍수사는 모든 것을 제쳐 두고 청룡과 백호가 잘 짜여진 지형만 찾아 '명당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청룡과 백호가 층층으로 에워싸도 내당(內堂)에서 생긴 바람과 물의 기운이 순조롭게 빠져나가지 못한다면 살풍(殺風)이 부는 곳으로 흉지이다. 생기가 흩어지는 자연황천(自然黃泉)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형기만을 고집하는 풍수사는 혈장 주변으로 산들이 겹겹으로 감싸주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장풍이 잘된 곳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생기에 영향을 미치는 바람은 외부에서 들어온 외당(外堂)의 바람 뿐만 아니라, 계곡의 좌우 측에서 생긴 내당의 바람도 있기 때문이다.

외당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청룡과 백호로 막는다 하지만, 문제는 계곡과 산등성의 기온차에 의해 생긴 내당의 바람을 어떻게 막느냐 하는 점이다. 낮이면 계곡보다 산등성의 기온이 높아 계곡에서 산등성 쪽으로 바람이 불고, 밤이면 산등성보다 계곡의 기온이 높아 계곡쪽으로 산 바람이 분다. 특히 계곡에서 혈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풍수학은 '음풍(陰風)'이라 부르는데, 혈장의 생기를 빼앗아갈 뿐만 아니라, 광중까지 침범하여 육탈을 더디게 한다. 따라서 외부의 바람은 청룡과 백호가 감싸주기만 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안쪽의 바람은 청룡, 백호가 전혀 소용없다.

보련산의 산마루에 앉으면 언제고 버티기도 하고 숙이기도 하고 또 서로 부둥켜 안기도 한 일여덟의 연봉들이 담 너머로 우리 집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가 오면 온통 구름에 덮이는 연봉에 줄지어 서 있는 굴참나무들은 바람이 불면 잎을 뒤집으면서 온통 하얗게 바꾸어 놓았다.(신경림의 글에서)

이처럼 멀리서 산을 바라보면 들판이나 물가에서 멈춘 산등성은 한 자락이 아니라 겹겹으로 흘러내렸고, 산등성과 산등성 사이에는 크던 작던 간에 계곡이 있다. 산등성의 한 지점에 서서 산 아래의 커다란 자연의 흐름을 살펴본다. 풍수학은 외당(外堂)을 살핀다고 하는데, 외당은 혈 바깥의 자연을 말한다. 외당의 물이나 바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면 좌선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면 우선수이다.

그런 다음 내당을 살피는데, 외당이 좌선수라면 내당도 좌선수이어야한다. 즉 왼쪽의 계곡이 오른쪽의 계곡보다 크고 넓어야 한다. 또 외당이 우선수라면 내당도 당연히 오른쪽계곡이 왼쪽 계곡보다 크고 넓은 우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외당과 내당의 자연 순환이 일치하여 그 산등성엔 바람이 들어 치지 않는다.

만약 외당이 좌선수인데 내당은 우선수라면(외당이 우선수인데 내당은 좌선수) 내당으로부터 흘러간 바람이 외당의 바람을 받아치는 형세가 된다. 즉 작은 양기가 큰 양기에 순행하지 못하니 내당으로 다시 밀려 들어와 산등성에는 물과 바람이 들어찬다. 자연 황천이걸린 흉지로, 그런 산등성에서 명당을 찾으려면 산에 올라가 고기를 잡는 편이 빠르다.

이 원리를 좀더 쉽게 설명하면 하수도에서 오물이 빠져나가는 원리와 같다. 큰 하수관에 작은 하수관을 설치할 때에 서로 역행하도록 설치하면 오물의 흐름은 작은 하수관의 오물이 큰 하수관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한다. 서로 순행하도록 작은 하수관을 설치하면 오물은 쉽게 큰 하수관으로 빠져나간다.

즉, 물이 큰 수도관을 지날 때 작은 수도관의 방향과 마주보고 있으면 큰물은 작은 관으로 치고 들어간다. 자연 현장에서도 외당의 큰 흐름을 살핀 다음, 내당의 흐름을 살펴 서로 순행하면 산등성에 생기가 응집될 조건이 되고, 역행하면 혈의 생기가 흩어져 흉지가 된다.

따라서 명당을 구하려면 먼저 외당과 내당의 자연 순환이 서로 일치하는 산등성을 찾아야 한다. 풍수를 공부한 사람 중에서도 자칫 이런 기본마저 무시하고 용맥의 흐름과 좌우의 산세만 보고 혈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리 청룡과 백호가 겹겹이 에워싸도 자연 황천에 빠진 곳이라면 길지라고 할 수 없다.

1백km로 질주하는 버스 좌석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버스의 창문은 닫혀있는데, 갑자기 파리가 좌석을 박차고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 버스는 질주하고 파리는 공중에 떠 머무니, 파리는 결국 버스 뒤의 창문과 부딪쳐서 뼈도 못 추릴 것인가? 아니다. 파리는 비록 공중에 떠 있지만 버스와 함께 질주하면서 자유롭게 버스안을 날아다닌다. 그렇다면 1백km로 질주하는 개방된 트럭 짐 칸에 앉은 파리는 어떠한가? 트럭 짐칸은 개방되어 세찬 바람이 지나간다. 그런데 파리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번에도 파리가 트럭을 따라 함께 트럭안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닐까? 그렇지 않다. 파리만 허공에 남겨 둔 채 트럭은 멀리 달려나간다.

우리는 청룡과 백호가 혈 주변에 위치한다고 하여 무턱대고 '장풍이 되었다'라고 보지 않는다. 청룡과 백호는 혈처의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는 경계로 풍수적으로 보면 혈처를 하나의 우주 생명체로 결정짓는 중요한 경계이다. 따라서 청룡과 백호 너머로 물, 논, 집 등이 보이지 않는다면, 일단 장풍은 잘 된 곳이다. 이것은 아무리 견고한 담일지라도 높이가150cm만 넘으면 소음을 막는데는 더 이상 효과가 없다는 건축가들의 말과 일치한다.

그럼 청룡과 백호를 넘어서 불어오는 바람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버스 천정에 있는문이 열렸다고 파리가 그 문을 통해 버스 밖으로 튕겨나지 않는 것처럼 맞바람만 막으면 충분히 독립된 공간이 된다. 풍수학은 청룡과 백호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보다는 땅 가까이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산을 넘어 높은 허공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혈처에영향을 미치기 어렵거나 혹은 미약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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