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무렵 기자헌(奇自獻)이 피난하여 근근이 방 하나를 얻어 아내와 첩 등 세 사람이 함게 한방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친구 오성 대감 이항복이 그 좁은 방에서 세 사람이 생활하는 것 을 보고는, 이들을 놀려서 세 사람의 잠자리 모습을 상상해 시를 지었는데 이러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2월의 좋은 계절에, 한 아내와 한 첩으로 한방에서 초라하게 사는구나. 원앙새 수놓은 베개 위엔 머리 세 개 옆으로 나란하고, 비취 비단 이불 속엔 여섯 개 다리가 가지런히 뻗었도다. 웃으면 벌린 입, 한 입이 위로 올라가 겹쳐 `품(品)'자 되고, 옆으로 나란히 누워 잠잘 땐 그 모습 `천(川)'자가 되는구나, 동편으로 몸을 돌려 사랑 놀음 막 끝내고 나니, 서편에 누운 여인 팔 뻗어 저도 해달라고 주먹질하네. 이 시를 보는 사람마다 모두 잘 표현되었다고 하면서 손뼉 을 치고 좋아했다.<조선중기>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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