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비가 첩을 두어 한집에 사는데, 아내와 첩이 매일 다투 는 것이었다. 하루는 선비가 밖에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마침 아 내와 첩이 심하게 다투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선비는 크게 소리치며 첩의 머리채를 감아쥔 채, "이런 여자는 당장에 때려죽여야 한다." 하고 옆방으로 끌고가는 것이었다. 화가 좀 가라앉은 아내가 정말 첩을 때려죽이면 어쩌나 하고 애를 태우면서 가만히 그 방문 앞에 가서 들으니, 첩을 끌고 들 어간 남편이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했다. 그래서 아내는 더 가까 이 가서 문틈으로 들여다보고는 깜짝 놀랐다. "저런, 세상에 때려죽인다고 하더니 제게 무슨 짓인고?" 남편은 첩을 눕혀 놓고 옷을 모두 벗긴 채 위에 엎드려 둘이 한창 좋아하고 있었다. 다시 화가 치민 아내는 문을 활짝 열어젖 히면서 소리쳤다. "여보, 그게 때려죽이는 거요? 그 모양으로 때려죽이려거든 나도 좀 때려죽여 주구려." 선비는 아내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못 들은 체하면서 그냥 엎드려 작업만 계속하고 있더라.<조선 후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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