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이 유머였다. |
한 선비가 첩을 두어 한집에 사는데, 아내와 첩이 매일 다투
는 것이었다. 하루는 선비가 밖에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마침 아
내와 첩이 심하게 다투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선비는 크게
소리치며 첩의 머리채를 감아쥔 채,
"이런 여자는 당장에 때려죽여야 한다."
하고 옆방으로 끌고가는 것이었다.
화가 좀 가라앉은 아내가 정말 첩을 때려죽이면 어쩌나 하고
애를 태우면서 가만히 그 방문 앞에 가서 들으니, 첩을 끌고 들
어간 남편이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했다. 그래서 아내는 더 가까
이 가서 문틈으로 들여다보고는 깜짝 놀랐다.
"저런, 세상에 때려죽인다고 하더니 제게 무슨 짓인고?"
남편은 첩을 눕혀 놓고 옷을 모두 벗긴 채 위에 엎드려 둘이
한창 좋아하고 있었다. 다시 화가 치민 아내는 문을 활짝 열어젖
히면서 소리쳤다.
"여보, 그게 때려죽이는 거요? 그 모양으로 때려죽이려거든
나도 좀 때려죽여 주구려."
선비는 아내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못 들은 체하면서
그냥 엎드려 작업만 계속하고 있더라.<조선 후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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