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고전유머]1-24화 흰 수염과 검은 수염

eorks 2007. 3. 6. 16:52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이 유머였다.

(제1-24화)흰 수염과 검은 수염
    조정 대신 두 사람이 이웃에 살면서 매우 친하게 지냈다. 그 런데 나이 들어 늙으니 두 대감 모두 수염과 머리에 흰털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대감은 흰털이 날 때마다 뽑아 수염과 머리 가 검어 보였고, 한 대감은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아서 머리와 수 염이 모두 희었다. 머리가 검게 보이는 대감이 허연 대감을 보고 말했다. "흰털을 뽑으면 다섯가지 이로운 점이 있어, 첫째는 늙어 추 한 모습을 숨길 수 있고, 둘째는 얼굴이 아름답게 보이며, 셋째 는 그리하여 아내와 첩을 즐겁게 해줄 수가 있지. 그리고 넷째는 늙은 노인으로 보이지 않게 되고, 다섯째로 그래서 벼슬 자리에 서 물러나지 않아도 되는, 이런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거든." 이 말에 백발의 대감이 허연 머리털을 한 번 쓰다듬고는, "자네 말은 틀렸네, 몸에 난 털을 뽑는 것은 신체를 손상하는 것으로 불효(不孝)에 해당하며, 나이를 숨기는 것은 임금을 속이 는 것이니 불충(不忠)일세. 그리고 처첩을 즐겁게 한다는 것은 음탕(淫蕩)함이요.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것은 아첨이 되네, 또한 늙었는데도 벼슬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은 욕심이 많은 것에 해당하네. 뿐만 아니라, 사람이 겉모양은 숨겨도 나이 를 어찌 속이겠는가? 몸이 늙어 기운이 없는데 머리털만 검다고 연장이 말을 듣겠는가? 그리고 염라대왕이 나이에 따라 잡아가 는 것이지, 어디 머리털 보고서 허연 사람만 잡아간다고 하던 가?" 라고 반박하는 것이었다. 머리 검은 대감이한참 동안 듣고 있다가 천천히 말했다. "이 사람아, 그래도 자네와 내가 아름다운 여인을 두고 사랑 을 디툰다고 할 때에, 그 여인이 머리가 허연 노인으로 보이는 자네를 상대하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젊은이로 보이는 나를 상 대하겠는가? 한번 대답해 보게." "응, 맞았어, 그 말은 그럴듯하네그려." 머리 허연 대감도 그 말은 옳을 것 같다고 수긍하면서 함게 웃었다.<조선 초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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