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고전유머]1-20화 남편 외도에 스님이 되려 한 아내

eorks 2007. 3. 5. 21:23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1부 선비들의 멋, 그것이 유머였다.

(제1-20화)남편 외도에 스님이 되려 한 아내
    선비 김효성(金孝誠)은 많은 첩을 두었는데 부인은 질투가 매 우 심한 편이었다. 하루는 김효성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부인 은 검정색으로 곱게 물들인모시를 한 필 준비해 놓고 대청마루 한가운데에 동그마니 앉아 있었다. "아니 여보, 왜 이러고 있어요? 무슨 일이 있었소?" 김효성은 의아하게 생각하고 부인 곁으로 가서 그 까닭을 물 었다. 이에 부인은 엄숙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여보, 당신이 여러 첩에만 빠져 아내를 전혀 돌아보지 않으 니, 나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내 지금 머리를 깍고 저 검정 모시로 스님 옷을 지어 입은 다음에 절을 찿아 떠날 테니, 당신은 첩들과 행복하게 잘사시오." 이와 같은 아내의 불평을 들은 김효성은 깜짝 놀라면서, "여보! 나는 본래 여자를 좋아해, 지금까지 기생들과 의녀(醫 女), 그리고 양갓집 부인과 미천한 신분의 여자들, 또한 여종까 지 모든 부류의 여자들과 잠자리를 하면서 놀아 보았소. 하지만 아직까지 검정 모시옷 입은 여자 스님의 벗은 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한스러워하고 있었소. 그래서 여승의 몸을 껴안 고 잠자리를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오늘 마침 당신이 머리 를 깍고 여승이 된다고 하니, 내 이제 소원을 풀 기회가 왔는가 보오. 어서 방으로 들어갑시다." 하며 웃고는 부인의 팔을 끌어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남편의 이 천연스러운 행동에 부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준비했던 검정 모시를 마당으로 집어던져 버리고는 힘없이 털썩 주저앉아 버리더라.<조선 초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 김현룡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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