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4부 서민들, 유머는 그들의 낙이었다 |
해학을 잘하는 한 사람이 여러 사람 앞에서 물었다.
"모두들 대답해 봐요. 수캐가 오줌을 눌 때 보면 뒷다리 하나
를 들고 오줌을 누지 않소? 왜 그러는지 아시오?"
이에 대해 모두들 오줌이 뒷다리에 묻으니까 그런다고 대답
했다. 그러자 이 사람은 자기의 설명을 들어 보라고 하면서 다음
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옛날 옛적에 반고왕(盤古王) 홍몽(鴻蒙) 원년 초, 반고왕이 가마
솥(鼎)에게는 네 개의 다리를 점지해 주고, 개(犬)에게는 세 개의
다리만을 점지해 주었다.
이에 개는 공정치 못하다고 불평하며 왕에게 상소했다.
"대왕! 사람들이 생활을 함에 있어서, 가마솥은 한자리에 가
만히 둔 채 움직이지 않고 음식을 끊이는 데만 사용합니다. 그런
데도 네 개의 다리를 점지하시고, 우리들 개는 밤낮없이 뛰어다
녀야 하는데도 세 개의 다리만을 점지하셨습니다. 개는 낮에는
사람을 따라 사냥하러 다녀야 하고, 밤에도 또한 쉬지 못하고 도
적을 지키면서 집안을 돕고 있습니다. 이렇게 밤낮으로 뛰어다
녀야 하는데 다리가 셋뿐이니, 저 가만히 앉아 있는 가마솥에 비
하면 너무나 불공평합니다."
이 상소에 접한 반고왕이 깊이 생각해 보니 개의 불평이 이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듣거라! 내 미쳐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어 처치가 잘못된 것
같다. 가마솥에 점지한 네 개의 다리 중에서 하나를 떼어 개에게
붙여 주노라."
이 새로운 처치에 따라 가마솥은 다리가 세 개로 되었고 개는
네 개의 다리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개는 왕으로부터 특별히 하
사받은 이 한 개의 다리를 매우 고귀한 것으로 생각해 항상 소중
하게 여겼고, 오줌을 눌 때도 더럽히지 않으려고 이 다리를 들고
누는 것이라 했다.<조선 초기>
[옛 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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