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이탄님의 詩

eorks 2007. 4. 16. 00:10

이탄님의

      1.<옮겨 앉지 않는 새> 우리 여름은 항상 푸르고 새들은 그 안에 가득하다. 새가 없던 나뭇가지 위에 새가 와서 앉고, 새가 와서 앉던 자리에도 새가 와서 앉는다. 한 마리 새가 한 나뭇가지에 앉아서 한 나무가 다할 때까지 앉아 있는 새를 이따금 마음 속에서 본다.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앉지 않는 한 마리의 새. 보였다 보였다 하는 새. 그 새는 이미 나뭇잎이 되어 있는 것일까. 그 새는 이미 나뭇가지일까. 그 새는 나의 언어(言語)를 모이로 아침 해를 맞으며 산다. 옮겨 앉지 않는 새가 고독의 문(門)에서 나를 보고 있다. -------------------------------------------
    이탄 : 본명:김형필 (1940 ~ ), 한국외국어대학 1968년 제3회 월탄문학상 수상.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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