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조태일님의 詩

eorks 2007. 4. 21. 16:03

조태일님의

      1.-국토 서시(國土序詩)- 발바닥이 다 닳아 새 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껏 가슴으로 맞대며 우리는 우리의 가락 속을 거닐 수밖에 없는 일이다. 버려진 땅에 돋아난 풀잎 하나에서부터 조용히 발버둥치는 돌멩이 하나에까지 이름도 없이 빈 벌판 빈 하늘에 뿌려진 저 혼에까지 저 숨결에까지 닿도록 우리는 우리의 삶을 불지필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숨결을 보탤 일이다. 일렁이는 피와 다 닳아진 살결과 허연 뼈까지를 통째로 보탤 일이다. ----------------------------------------- 2. -풍경- 코끝이 향기로운 흙을 어루만지며 머언, 머언, 조상 때부터 흘러 흘러 산천을 감도는 시냇물이거나 고향도 정처도 없이 천지간을 떠도는 바람들을 그리며 산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렇게 마음 한구석에 한폭의 풍경을 품고 산다 시냇물 위에 빗방울이나 이슬을 떨구거나 바람들의 옷자락에 마음 한 가닥을 매달며 방바닥에 누워서나 소음뿐인 도시를 걸으면서나 임자 없는 들판을 거닐면서나. -------------------------------------
    조태일 : (1941 ~ ) 전남 곡성 출생. 경희대 국문과 졸업.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시집 : <아침선박>, <식칼론>, <국토>, <가거도>, <자유 가 시인더러> 등 조태일은 70년대 이성부와 함께 독재정 권에 맞서는 강렬한 사회참여시를 쓴 시인이다. 그는 현 실 세계의 부조리함에 맞서 인간이 인간 답게 사는 세상 을 줄기차게 노래했는데, 그의 시 세계는 "시대의 질곡 을 질타하는 특유의 거침없는 목소리와 원시적 삶을 바 탕으로 하는 역동적 움직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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