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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金南祚)님의 詩
1. <겨울 바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虛無)의
불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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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너를 위하여>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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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념(情念)의 기(旗)-
내 마음은 한 폭의 기(旗)
보는 이 없는 시공(時空)에
없는 것 모양 걸려 왔더니라.
스스로의
혼란과 열기를 이기지 못해
눈 오는 네거리에 나서면
눈길 위에
연기처럼 덮여 오는 편안한 그늘이여,
마음의 기(旗)는
눈의 음악이나 듣고 있는가.
나에게 원이 있다면
뉘우침 없는 일몰(日沒)이
고요히 꽃잎인 양 쌓여가는
그 일이란다.
황제의 항서(降書)와도 같은 무거운 비애(悲哀)가
맑게 가라앉는
하얀 모랫벌 같은 마음씨의
벗은 없을까.
내 마음은
한 폭의 기(旗)
보는 이 없는 시공(時空)에서
때로 울고
때로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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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바람>
바람 부네
바람 가는 데 세상 끝까지
바람 따라
나도 갈래
햇빛이야
청과(靑果) 연한 과육(果肉)에
수태(受胎)를 시키지만
바람은 과원(果園) 변두리나 슬슬 돌며
외로운 휘파람이나마
될 지 말지 하는 걸
이 세상
담길 곳 없는 이는
전생이 바람이었던 게야
바람의 의관(衣冠)쓰고
나들이 온 게지
바람이 좋아
바람끼리 훠이훠이 가는 게 좋아
헤어져도 먼저 가 기다리는 게
제일 좋아
바람 불면
바람따라 나도 갈래
바람 가는 데 멀리멀리 가서
바람의 색시나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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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 : (金南祚, 1927~ ).대구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 국어
교육과졸업. 1951년 첫 시집<목숨>을 간행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했다. 카톨릭적 갈망과 기원의 시를 썼다. 시집으로는
<목숨>(1953), <나아드의 향유>(1955), <나무와 바람>(1958),
<정념의 기>(1960), <풍림의 음악>(1963), <겨울바다>(1967),
<설일>(1971), <사랑의 초서>(1974), <동행>(1980),
<빛과 고요>(198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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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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