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오백년 도읍지를 - 길 재 -

eorks 2007. 12. 19. 07:50

오백년 도읍지를
                                                - 길    재 -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도라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듸 업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현대어 풀이] ◎오백년 도읍지(고려의 옛 서울)를 한 필의 말에 의지해 돌아보니 ◎산천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데, 당대의 훌륭한 인 재들은 간 데 없구나. ◎아아, 태평세월을 지냈던 그 때가 꿈처럼 허무하기만 하구나. [창작 배경]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서자, 고려의 재상들이 변절하여 조선왕조의 신하가 되었다. 그러나 끝까지 절개를 지킨 충신 들은 망국의 한과 슬픔으로 벼슬과 인연을 끊고 은둔생활을 하였다. 작자 역시 그러한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서, 초야에 묻혀 지내다가 옛 도읍지를 돌아본 느낌을 이 시조로 노래하 고 있다. [이해와 감상] 초야에 묻혀 은둔생활을 하다가 한 필의 말에 외로운 자신 을 의지하고 옛도읍지를 돌아보니, 변함없는 산천 초목과 달리 절개를 끝까지 지키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씁쓸한 인생 무상감을 느끼게 된다. 초장의 '필마'는 작자의 외로운 신세 및 평민 신분임을 나타 내주는 소재이며, 중장은 대조와 대구의 표현으로, 세월의 무상감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종장에서는 회고의 정으로 망국(亡國)의 허무함을 집약시키고 있다. 중장은 두보의 시 <춘망(春望)>의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과 비슷한 정경으 로 무상감이 대조적 표현으로 구상화되었다. 고려유신의 회고가로서, 흥망성쇠와 인생무상을 읊은 노래 인데, '감개무량'이라는 말이 이토록 절절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시조의 정형에서 한 자의 어긋남도 없는 전형적인 형 식을 갖춘 참으로 운율적인 시조다. *오백 년 도읍지 → 고려의 수도인 개성(송도)을 말함. *필마 → 한 마리의 말이라는 뜻으로, 필마단기(匹馬單騎) 의 준말임. *의구하되 → 옛모습과 다름이 없이 여전하건만 *인걸 → 뛰어난 인물들. 여기서는 고려의 충신들 *태평연월 → 태평하고 안락한 세월. 여기서는 고령의 융성했던 시절을 가리킴. *꿈이런가 → 여기서의 꿈은 '덧없음'을 뜻함. [정리] ◇ 성격 : 평시조, 회고가 ◇ 표현 : 대조법, 영탄법 ◇ 주제 : 망국의 한과 회고의 정(맥수지탄:麥秀之嘆)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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