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버힌 솔이 - 김 인 후 -
엊그제 버힌 솔이 낙락장송(落落長松) 아니런가
져근덧 두던들 동량재(棟樑材) 되리러니
어즈버 명당(明當)이 기울면 어느 남기 바티리.
[현대어 풀이]
◎엊그제 베어 버린 소나무가 곧게 자라던 낙락장송이 아니
었던가.
◎잠깐 동안이라도 그대로 두었더라면 기둥이나 대들보가 될
만한 재목이었을 텐데(아깝게 잘라버렸구나)
◎아, 명당이 기울어지면(나라가 기울어지면) 어느 나무로 버
티어 내야 하는가?
[창작 배경]
명종 2년(1547)에 일어난 정미사화는 일명 '벽서(壁書)의 옥
(獄)'이라 하여, 전라도 양재역 벽에 문정왕후(명종의 생모)를
가리켜 "여왕이 위에서 정권을 농락하고, 아래에서 이 기가 권
세를 부리어 나라가 망하려고 하는데, 이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인가"하는 글이 씌어져 있었던 것을 이른다. 이 때문에
봉성군, 송인수, 임형수 등이 윤 임의 일당으로 몰려 죽임을 당
하였다.
퇴계 이황까지도 '문무를 겸비한 기장사(起壯士)'라고 불렀던
임형수는 이 시조를 지은 김인후와 교분이 두터웠다. 정미사화
때 목숨을 잃은 친구 임형수의죽음에 대하여 개탄한 노래이다.
[이해와 감상]
아마도 살아 있었더라면 나라의 중요한 재목이 되었을텐데
성급하게 사람의 목숨을 해하니, 장차 인재들이 사라져 기울
어가는 나라의 앞날을 누가 떠받쳐줄 것이가 걱정하는 작자
의 한탄이 적절한 비유로 표현되어 있다.
초장의 '낙락장송'이나 중장의 '동량재'는 훌륭한 인재를 뜻
하며, 작자의 친구인 '임형수'를 가리키는 비유의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종장의 '명당'은 임금이 있는 궁궐이나 나라를
뜻한다.
* 동량재 → 기둥이나 대들보감. 훌륭한 인재를 비유하는 말
* 명당 → 흔히 좋은 묏자리를 명당이라 하지만, 여기에서는
훌륭한 건물의 뜻이다. 임금이 조현을 받는 정전을 말
하는 것이니, '명당이 기울면'은 '나라가 기울면'의 뜻
이 있다.
[정리]
□ 성격 : 평시조, 애도시
□ 표현 : 상징과 비유
□ 주제 : 훌륭한 인재의 희생을 애도함.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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