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열어구(列禦寇)>는 인위(人爲)적인 지(知)를 떠나 무위 자연의 신 지를 터득하는 것에 관한 내용으로 모두 10편의 독립된 단 장으로 흥미롭 게 구성되어 있다. 장자는 천지만물의 근원인 도는 인격적인 것으로 그것을 파악하기 위해서 는 인위적인 지식을 떠나 도 그 자체에 몰입할 때 비로소 가능 하다고 보았 다. 장자는 지인과 소인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말하지 않음은 하늘을 좇는 것이고, 알면서 말하는 것은 인위의 경 지로 가는 것이다. 옛날의 지인(至人)들은 하늘을 좇고 인위로 가지 않았다. 전국시대 주평만(朱萍漫)이라는 자는 용(龍)을 죽이는 방법 을 지리익(支 離益)에게서 배우느라 천금이나 되는 가산을 탕진하여 삼 년 만에 그 재주 를 이어받았지만, 그 재주를 쓸 데가 없었다. 성인 은 필연적인 일에 임할 때에도 그것을 필연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 으므로 마음속에 감정의 다툼이 없다. 그러나 범속한 사람들은 필연 적인 일이 아닌데도 필연적인 것으로 여기 고 행동하므로 마음 속에 감정의 다툼이 많고 그런 다툼을 그대로 행하니 까 밖에서 찾는 데가 있게 된다. 마음속의 다툼을 믿고 행동하면 파멸로 이 르게 마련이다."
여기서 주평만이라는 자가 천금이나 되는 많은 돈을 주고 용을 죽 이는 방 법을 배웠지만 그 어느 곳에도 쓸 데가 없었다는 것은 소인 (小人)은 세속 적인 자질구레한 일에 구애되어 대도(大道)를 달관할 수 없음을 비유적으 로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