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돌*생일*화갑에 시인들이 보내는 言語의 축전
복되어라 생명의 탄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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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돌
-도 종 환-
아가, 할머니는 너를 안고 알맹이라 하는구나
엄마 아빠의 헐벗은 껍데기 속에서
네가 나온 것이라 하는구나
네가 살 아린 울음을 붉게 쏟으며 나오던
그 눈 따가운 형광빛 복도에서
아빤 읽고 있던 폴란드 민족시집을 덮었었지
분단된 시대 약소민족 유색인의 아들로
이 땅에 끊임없이 아이들은 태어나고
빈 거리엔 오래 전 틀어앉은
잿내 굳고 더께가 앉아
더욱 견고해져 가는 어두움 속에서
사람들은 상처와 상처의 흔적이 굳어서
비로소 아름다운 구슬이 이루어짐을 잊고
알맞은 문닫음, 조갯살로 자라나길 바라는
돌잔치 백일잔치 속에서
갈라진 땅 약소민족의 아들인 네가
유색인의 아픈 나날을 느껍게 깨닫는 날이
살다가, 살다가 꼭 와주어
아가, 할머니 말씀대로
너희가 정령 물차돌 같은 알맹이로 남기 위해
곡쟁이질 해야 하는데
껍질을 부수며 있어야 하는데
시작(詩作) 노트
아이의 첫돌이 되는 날, 어머니는 아이를 안고 우리를 가리키며 `이 껍데기
속에서 이런 알맹이가 나왔구나`하고 웃으셨다. 일년 전 아이가 태어나던
날 병원 복도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나는 그때 폴란드 민족 시집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울음소리를 들었다. 아이의 탄생과 기쁨, 그리고 앞으로
이 아이가 살아가야 할 나날들에 대해 생각했다. 약소민족 유색인의 아들
로 태어난 내 아이와 이 땅의 아이들이 고난 속에서도 튼튼하게 자라주길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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