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 이야기 ~진실로 어리석기는 어렵다~ |
당나라에 구지(俱胝) 스님이 있었다. 누가 와서 무얼 물어도 아무 말 없이 그저 손가락 하나만을 내밀었다고 한다. 이것을 구지의 `지두선(指頭禪)`이라고 한다. 구지 스님이 너무 오랫동안 누가 오더라도 손가락을 내밀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손가락에 무슨 깊은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구지 밑에는 심부름하는 어린애가 있었다. 그 아이도 자기가 스님의 뜻을 아는 것처럼 손님이 와서, `스님 계신가`하면 으레 손가락을 내세웠다. 이 손가락에 깊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은 이 어린애에게 질려서 스님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돌아가곤 하였다. 물론 스님을 만나도 손가락을 내세울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이 말을 구지 스님은 너무 기가 막혀 아이를 불러 사람들이 나의 행방을 물었을 때 무어라고 대답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어린애는 구지 앞에서도 손가락을 내세웠다. 그때 구지 스님은 가혹하게도 아이의 손가락을 잘라 버렸다. 어린애는 피가 나는 손가락을 움켜잡고 치료하려고 뛰어갔다. 그때 스님이 불렀다 어린애는 스님의 부르심을 거역할 수가 없어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스님이 허공을 향해 손가락을 높이 세웠다. 어린애도 스님을 따라 손가락을 세우려고 했으나 이미 자기의 손가락은 없었다. 바로 그때 모든 것을 깨달았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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