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서로 사귀어 친하기 그지없는 갑과 을 두 선비가 서울로 글공
부도 함께 왔겠다. 이 때 두 친구는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여,
"우리가 큰 뜻을 세우고 마땅히 학업에 힘 쓸 바에야 더욱 절차탁마의
공을 더하여 입신양명의 터를 닦을 뿐이여, 지조를 옮겨 권문세도가의
문객질을 아예 하지 말자."
하고 굳게 맹약하였다. 그러나 두 선비는 여러 해 세월이 흘렀음에도
등과치 못하였다. 그 중에 한 선비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이는 들어가고 해는 저무는데 이름도 얻지 못하였으니 밖으로 활동
하여 가만히 권문세도가에 부탁하여 실리(實利)를 거둠만 같지 못하다.'
고 하였다. 하루는 새벽에 몰래 권문 세도가에 도착하여 보니, 대문이
처음 열리며 구종별배(驅從別陪)가 늘어선 가운데, 뇌물을 가지고 기
다리는 자가 많았다. 드디어 몸을 이끌어 여러 겹의 문을 지나서 멀리
대청 위를 바라본즉 촛불이 적이 흔들리고 주인대감이 장차 관아(官衙)
에 나가려도 하는지라. 곧 그 합하(閤下)에 창황히 통명(通名)하니 청
지기가 이르되,
"주인대감께서 아직 기침치 않았으나, 잠시 기다리오."
하며 객실을 가리키거늘, 갑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간즉 친구인 을이 먼
저 들어와 있는지라. 두 사람이 서로 쳐다보니 어이없고 놀랍고, 또한
크게 부끄러워 그 집에서 나와 흩어져 가 버렸다 한다. 듣는 자 웃지
않는 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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