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서산대사(西山大師)와 사명당(四溟堂)의 도술시합(2)

eorks 2015. 3. 10. 07:29
韓國野史 이야기(夜談)

서산대사(西山大師)와 사명당(四溟堂)의 도술시합(2)
    사명당은 자신이 서산대사만 못하다는 세상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마 다 더 좀 잘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면서도 뭔가 석연치 않았지만 측근에 있는 여러 스님들로부터 서산대사보다는 오히려 사명당이 훨 씬 나을 것이란 말이 들려오기도 해 사명당은 마음 속으로, '길고 짧 은 것은 대봐야지.' 그러면서도 서산대사의 그 신출귀몰하고 신비 속 에 쌓인 비법을 인정할 터라 다소 위축감도 없지 않았다. '나에게도 승산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 사명당은, '이번 기회야 말로 서산대사와 선의의 경쟁을 하여 천지조화를 부리는 서산대사를 천길 만 길이나 되는 궁지에 빠지게 하여 온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 게 해 줘야지.' 하는 결심을 하고 설레는 가슴에 비록 축지법을 쓰기는 해도 비호처럼 질주하는 것마저도 스승인 서산대사보다 더디다는 생 각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덧 서산대사가 수도하고 있는 금강산의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장안사(長安寺)에 도착했다. 우거진 숲 속에서 지저귀는 새소 리며 돌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은 태고의 신비를 더해 주었다. 사명당 이 험준한 계곡을 축지법이 아닌 발걸음으로 오르고 있을 때 서산대사 는 눈을 지그시 감고 염주를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돌리며 상좌승을 조용히 불렀다. 그리고, "지금 저 아래 계곡에는 묘향산에서 여기까지 찾아온 사명당 이란 스님이 오고 있으니 어서 가서 모셔 오라."고 했다. 아무 영문을 모르는 상좌승은 깜짝 놀라며, "사명대사께서 수도하시는 묘향산과 여기 장안사는 아주 먼 거리인데 아무 전갈도 없이 올 까닭이 있겠습 니까?" 상좌승의 이 같은 부정적인 태도에 서산대사는, "얏" 소리와 함께 손 바닥을 펴 보이며, "봐라, 저기 오고 있지 않느냐." 상좌승은 서산대 사의 손바닥을 쳐다보는 순간 또 한번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손바닥 안에는 사명당이 오고 있는 모습이 거울처럼 선명하게 나 타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제야 상좌승은 몸둘 바를 모르고 곧장 사명 당을 마중하려고 몇 발자국을 뛸 무렵 서산대사는 다시 상좌승을 부 르며 이렇게 말했다. "이 계곡을 쭉 내려가다 보면 사명당이 물을 거꾸로 몰고 올 테니 시 냇물은 반드시 역류할 것이고 바로 근처에 사명당이 올 거야." 상좌승은 서산대사의 예지 능력에 감탄하면서도 너무나 자신에 찬 소리여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상좌승이 정신 없이 가고 있을 때 공교롭게도 계곡의 맑은 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물방울이 튀기어 시원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마침내 산모퉁이를 돌아갈 무렵 사명당이 오고 있음이 눈에 띄었다. 상좌승은 사명당 앞으로 다가가, "스님, 스님께서는 정녕 사명대사이시지요?" 사명당은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서산대사가 마중을 보낸 상좌승임을 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벌써, 서산대사보다 한 수 뒤지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마중을 나온 상좌승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그동안 서산대사의 도술을 하는 모습을 잘 봤느냐며 근황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상좌승은 자신으로서는 알아볼 수도 없을 만큼 신출귀몰하 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었다. 어느덧, 장안사에 당도하여 법당을 향하여 걷고 있을 때 서산대사께 서는 법당의 돌계단을 막 내려오려던 참이었다. 사명당은 인사에 앞서 공중에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생포하여 주먹 안에 넣고서 서산대사에게, "대사님, 소승이 쥐고 있는 이 참새가 죽었을까요, 아니면 살아 있을 까요?" 하고 첫 질문을 가볍게 던지자, 서산대사는 껄껄 웃으면서, "손안에 쥐고 있는 새이므로 그 새의 생사는 오직 사명당에게 달려 있을 뿐이오. 왜냐하면 내가 죽었다고 할 경우에는 그 새를 그대로 날려보낼 것이고, 살았다고 하면 손을 꼭 쥐어 살생도 불사할 테니 말이오." 서산대사의 이와 같은 말에 사명당은 주먹 안에 있던 새를 휙 하고 허공에 날려버렸다. 그런데, 이젠 서산대사가 내려오던 돌계단을 다시 올라 법당에서 향을 피워놓고 문턱을 넘어서면서 사명당에게, "여보시오 대사. 내가 지금 한 발을 법당 안에 또 한발은 법당 밖에 있는데 과연 어떡하겠오. 내가 밖으로 나갈 상이요. 아니면 법당 안으로 들어갈 상이요?" 하고 애매 모호한 질문을 던졌다. 이를테면 방금 사명당의 새에 관한 질문과 같은 것이었다. 사명대사가, '틀림없이 내가 밖으로 나올 거라고 이야기하면 안으로 들어 갈 것이고 들어갈 것이라고 하면 밖으로 나올 거라.' 고 생각했다. 한참을 생각에만 잠겨있자. 서산대사가 사명당에게, "대사 무엇하시오. 답을 내려야 할게 아니요?" 하고 독촉을 하자 사명 당은, 내가 멀리서 왔으니 법당으로 들어가 염불을 하는 것보다는 나 와서 손님대접을 할거란 생각에, "예, 대사님. 지금 법당 밖으로 나오시려고 하지 않습니까?" 하고 답 을 던졌다. 그 말을 해놓고도 서산대사가 '아니요, 나는 법당에 볼일 이 있어 다시 들어 갈 겁니다.' 한다면 큰 낭패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산대사는 역시 스승답게, "그렇소. 대사가 묘향산에서 예까지 오셨는데 당연히 손님대접을 하기 위해서 나가야지요." 하고는 돌계단을 내려왔다. 사명당은 서산대사의 그 같은 너그러운 마음에 고마운 생각을 가지 면서 서산대사와 정중한 예의를 나눈 뒤 자신이 묘향산에서 이곳까지 오게 된 연유를 설명하고 정식으로 도술을 겨루어 볼 것을 제의했다. 서산대사 역시 풍문에 사명당의 도술이 비범하다는 것을 아는 터라 쾌히 승낙을 했다. 그리고 먼저 사명당의 도술을 발휘해 보라고 하자. 사명당은 일기당천(一騎當千)한 모습으로 지고 온 바랑에서 바늘이 가득 담겨 있는 그릇 하나를 꺼내 방바닥에 놓고는 한참동안 무언 응시(無言鷹視)하였다. 그런데, 그릇에 담겨 있던 바늘이 보기도 좋은 흰 국수로 변하는 것이 었다. 사명당은 보란 듯 국수를 먹으며 서산대사에게, "사부님 시장하실 텐데, 좀 들어보시지요." 사명당의 언행은 좀 경솔한 데가 있었으나, 서산대사는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사명당이 남겨 놓은 국수를 맛있게 먹어 치웠다. 그리고는, "아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묘향산에서 이곳까지 국수 를 가지고 오시다니 참으로 잘 먹었습니다. 모두가 사명대사의 덕이 지요." 이 말을 들은 사명당은 자신의 도술이 일단 성공적이라 생각하고는 서산대사에게, "대사님, 바늘이 국수가 되었으니 속이 거북하지는 않으신지요?" 듣고만 있던 서산대사는, "글쎄요, 그러면 사명대사께서 이미 뱃속에 들어 있는 국수를 다시 바늘로 변화시킬 수는 없는지요?" 그러자. 사명당은, "이미 봄이 지나 가을이 된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국수가 바늘로 될 리가 있겠습니까?" 결국, 사명당의 이 같은 말은 바늘이 국수는 될 수 있어도 국수가 바 늘로 될 수는 없다는 의미였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