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談.野史.說話

모로쇠전(毛老金傳)

eorks 2018. 6. 15. 01:07
野談 ♡ 野史 ♡ 說話

모로쇠전(毛老金傳)

거시기라는 마을에 모로쇠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볼 수 는 없으나 땅에 떨어진 개털도 찾을 수 있고, 들을 수도 없 지만 개미가 씨름하는 소리까지 느낄 수가 있다.
코가 막혔 으나 쓰고 단맛을 맡을 수가 있고, 말을 못하는 벙어리라도 구변이 떨어지는 폭포수와 같더라. 다리를 절지만 아들·딸 구남매를 두었고 집은 낡아빠져 초라하지만 항상 백설아마(白雪鵝馬)를 타고 다녔다.
말색 이 숯섬에 먹칠한 것 같은 데다가 언제나 자루도 날도 없는 낫을 띠도 매지 않은 허리에다 차고 2월 三七일에 산에 들 어가 풀을 베니 양지쪽에는 눈이 아홉자나 쌓였고, 응달에 는 풀이 무성하여 키 넘을 정도였다.
드디어 낫을 들어 풀 을 베려 하니 삼족사(三足蛇)가 나타나 머리·몸통·꼬리도 없이 보일락 말락 하더니 갑자기 덤벼들어 들고 있던 낫을 물었으니 별안간 낫이 퉁퉁 부어 오르더니 이내 뒤움박만 하게 부풀어 올랐다.
모로쇠는 어쩔 줄을 몰라 마을로 달려 내려오다가 도중 에서 여승을 만났는데, 자세히 보니 유두분면(油頭紛面) 곱게 단장하고, 검은 장삼을 걸치고 모로쇠 앞을 지나가는 것이었다.
모로쇠는 급히 여승 앞에 나아가 낫에 대한 이야기를 하 며 고쳐 줄 것을 의논하니, 여승은 몸을 뒤로 제껴 한쪽 손 을 허리에 얹고 다른 한 손으로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하는 말이.
『그건 어렵지 않으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보아라. 말발굽 이 닫지 않은 역원이 부엌 아궁이와 불지핀 일이 없는 굴뚝 의 꺼멍과 교수관의 먹다 남은 식은 적과 행수기생의 더럽 힌 일이 없는 음모와 글 읽을 때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선 비와 허리춤에 이를 잡을 때 입을 삐죽이지 않는 노승과 이 다섯 가지를 한데 넣어서 찧은 약을 낫에 바르면 지체없이 낫느니라.』
라고 하였다. 모로쇠는 그때서야 안심하고 마을로 내려오니 길가에 종 이도 바르지 않은 대설기가 있는데 술을 열 말쯤이나 담아 두고 등자잔으로 마구 떠마시니 얼마 아니가서 취하여 버 렸다. 또한 위로 쳐다 보니 감나무에 석류가 주렁주렁 열려 두 손으로 땅을 집고 방귀를 크게 한 번 뀌니 석류가 순식간 에 다 떨어졌다.
주워 보니 전부 썩어 먹을 수가 없으나 모로쇠는 죄다 주 워서 벗 없는 마을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포식을 했으니 장 차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고, 살려 해도 살 수도 없으니 그 결과는 어찌 되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더라.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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