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풍수(風水)설화(說話)(2)

eorks 2023. 10. 1. 04:26

풍수지리(風水地理)

풍수(風水)설화(說話)(2)
풍수설화에 나타난 민간의 수용 의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명당을 쓰는 것은 행복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현실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 행복인 수(壽, 건강)·부(富, 財)·귀(貴, 出世, 榮華)·다남(多男: 자식 얻기나 배우자 얻기)을 획득하는 것이다.

부족한 조상이 죽어 명당에 묻혀 행복한 후손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풍수설화는 죽음과 삶이 교차하면서도 조상과 후손이 하나로 이어지는 생명의 영속 또는 부활 의식을 담고 있다.

따라서 명당에 매장하는 행위는 땅이라는 정적인 여성에 시신이라는 동적인 남성을 결합시키는 성행위(性行爲), 또는 생산적인 행위로 해석할 수도 있다. 머슴살던 총각이 명당에 부모를 모시고 나서 부자가 되었다거나 과거에 합격했다는 설화를 통하여 현실에서의 열등감을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를 찾을 수 있다.

둘째로, 인간의 본성, 곧 진면목이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것이다. 남의 묘를 훔쳐 쓰는 투장(偸葬), 권세를 이용해 약자의 무덤을 빼앗는 늑장(勒葬), 이미 폐허가 된 묘를 다시 쓰거나 명당 터를 돈주고 사서 쓰는 것, 부모의 시신 중 목만 보자기에 들고 다니는 명당 찾기가 있다.

또, 중국인 풍수가 달걀로 시험하는 명당 터를 가로채 쓰는 것(金德齡傳說), 출가한 딸이 친정 아버지를 쓰려는 묘에 물을 부어 못쓰게 하고 시아버지를 모시는 딸의 묘 뺏기, 형제간의 명당 바꾸기도 있다.

각기 자기만 잘 되는 명당 터를 잡아 달라고 풍수에게 부탁한 자식들의 욕심, 풍수가 나쁜 대접을 받아 그 집이 망하게 하려고 잡아 준 곳이 사실은 좋은 명당 터였고, 그 반대로 호의에 보답하려고 잡아 준 곳이 도리어 패가망신 터였다는 이야기 등에서 인간의 한계와 운명과 우연의 힘이 드러난다.

셋째로, 현상에 대한 합리적인 해명으로, 노고포손(老姑抱孫)·기오탁시(飢烏啄屍)·오룡쟁주(五龍爭珠)·매화낙지(梅花落地) 등 여러 가지 형국을 띤 지형을 설명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설화이다.

산의 혈과 맥을 중국인 이여송이나 호종단(胡宗旦), 일본인 또는 관군(官軍)이 잘라 그 고장에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숱한 단혈설화(斷穴說話), 특정한 지형 때문에 장군·충신·문장가·부자 또는 역적이 태어난다는 운명적인 인물 출생 이야기가 있다.

또, 두 장소가 서로 상극이므로 일정한 조처를 한다는 상극대응설화(서울 광화문의 해태는 관악산의 불기운을 억제하기 위해 있고, 지방에서 지네산이 있으면 닭산이 있어야 한다는 것 등) 등이 그 예이다.

풍수설화에는 금방 죽은 진송장을 합장하지 않는 등의 금기가 있으며, 장식하는 행위(나무 심기, 비석 세우기), 명당 터를 얻기까지 두는 초분(草墳)이나 새로이 옮기는 이장(移葬) 등 장례 의식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풍수설화는 한국인의 행복관·보상심리·신앙심·생명과 부활의식, 건강하고 평안한 주거 환경, 조상 숭배, 가문의 혈통 사고 등에서 부정적으로만 대해서는 안 될 설화유형이다.

≪참고문헌≫ 韓國說話文學硏究(張德順, 서울대학교출판부, 1970),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韓國口碑傳說의 硏究(崔來沃, 一潮閣, 1981), 韓國風水思想(崔昌祚, 民音社, 1984), 朝鮮の風水(村山智順, 朝鮮總督府, 1931), 백제문화전역 상례풍습과 풍수설화연구-호서호남을 중심으로(이수봉, 서울 백제문화개발연구원, 1986), 풍수설의 국문학적 수용양상연구(강중탁, 중앙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87), 韓國의 風水說話硏究(張長植, 경희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92), 한국풍수설화연구(손정희, 부산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92).(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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