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는 조상이 大匡輔國대광보국)을 지낸 姜座首(강좌수)댁이라고 알려졌는데 대광보국이란 품계는 正一品(정일품)의 가장 높은 지위로서 이 산골에 그런 집안이 있을 리 없지만 김삿갓에게는 그런 것을 따져 볼 계제가 아니었다.
우선 하루 밤 신세를 지려고 찾아가서 주인을 찾았다.
머리 모양이나 복식이 모두 괴이한 젊은이가 나왔다가 얼른 문을 닫고 들 어가더니 유건을 쓴 육십객 노인이 나와서 '우리 집에는 잡인을 재울 방이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가 보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대문을 닫아걸고는 그래 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문틈으로 이쪽을 살펴보고 있었다. 사당마을의 사당이 어디냐고 물으니 보국대광을 지낸 강씨 가문이라네. 조상의 유풍은 불교일시 분명한데 못난 자식은 오랑캐 교육을 받았구나. 祠堂洞裡問祠堂(사당동리문사당) 輔國大匡姓氏姜(보국대광성씨강) 先祖遺風依北佛(선조유풍의북불) 子孫愚流學西羌(자손우류학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