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라는 비단 산이 이미 있는데 능라라는 비단 섬을 또 보노라 조선 사람들은 그 이상 사치를 경계하려고 일부러 하얀 옷을 입는가 보다. 旣有錦繡山(기유금수산) 更見綾羅島(경견릉라도) 東人戒驕誇(동인계교과) 衣裳多素縞(의상다소호) #이는 당나라 사신 史道(사도)의 노래이다,
날이 저물어오자 강 위에 떠 있는 놀잇배에서는 등불들이 하나 둘 꽃처럼 피어오른다.
그것은 마치 꿈나라의 환상인 것만 같아 김삿갓은 불현듯 白樂天(백악천) 의 시를 연상하였다.
꿈같은 세상에 봄이 찾아오니 허황한 인생이 물거품 같구나. 오만가지 시름을 모두 없애려거든 술 이외에 또 무엇을 구하랴. 幻世春來夢(환세춘래몽) 浮生水上漚(부생수상구) 百憂中莫入(백우중막입) 一醉外何求(일취외하구)
그러나 오늘도 김삿갓에게는 술도 없고 잠자리도 없지 않는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좌우간 인가근처로 내려가 봐야 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