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장만영(張萬榮)님의 詩

eorks 2007. 4. 24. 11:15

장만영(張萬榮)님의

      1.<달·포도·잎사귀> 순이(順伊) 벌레 우는 고풍(古風)한 뜰에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東海)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밤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도 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구나. ----------------------------------------- 2.<비의 image> 병든 하늘이 찬 비를 뿌려…… 장미 가지 부러지고 가슴에 그리던 아름다운 무지개마저 사라졌다. 나의 「소년」은 어디로 갔느뇨. 비애를 지닌 채로. 이 오늘 밤은 창을 치는 빗소리가 나의 동해(童骸)를 넣은 검은 관에 못을 박는 쇠마치 소리로 그렇게 자꾸 들린다……. 마음아, 너는 상복을 입고 쓸쓸히, 진정 쓸쓸히 누워 있을 그 어느 바닷가의 무덤이나 찾아 가렴. --------------------------------------------
장만영 : (張萬榮, 1914~1975) 황해도 배천 출생. 호는 초애(草涯). 마사키(三崎)영어학교 고등과를 졸업했다. 1932년, <동광> 지에 김억의 추천으로 <봄의 노래>를 발표한 후 농촌을 중 심으로 한 자연을 소재로 하여 그림과 같이 선명한 이미지 를 구축하는 시를 썼다. 이미지즘 계열의 모더니즘에 속하 는 작품경향을 드러내면서도 도시보다는 전원을 소재로 하 였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시집으로는 <양>(1937),<축제>(1937) 등이 있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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