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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영(張萬榮)님의 詩
1.<달·포도·잎사귀>
순이(順伊) 벌레 우는 고풍(古風)한 뜰에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東海)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밤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도 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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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비의 image>
병든 하늘이 찬 비를 뿌려……
장미 가지 부러지고
가슴에 그리던
아름다운 무지개마저 사라졌다.
나의 「소년」은 어디로 갔느뇨. 비애를 지닌 채로.
이 오늘 밤은
창을 치는 빗소리가
나의 동해(童骸)를 넣은 검은 관에
못을 박는 쇠마치 소리로
그렇게 자꾸 들린다…….
마음아, 너는 상복을 입고
쓸쓸히, 진정 쓸쓸히 누워 있을
그 어느 바닷가의 무덤이나 찾아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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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영 : (張萬榮, 1914~1975) 황해도 배천 출생. 호는 초애(草涯).
마사키(三崎)영어학교 고등과를 졸업했다. 1932년, <동광>
지에 김억의 추천으로 <봄의 노래>를 발표한 후 농촌을 중
심으로 한 자연을 소재로 하여 그림과 같이 선명한 이미지
를 구축하는 시를 썼다. 이미지즘 계열의 모더니즘에 속하
는 작품경향을 드러내면서도 도시보다는 전원을 소재로 하
였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시집으로는 <양>(1937),<축제>(193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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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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