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말 업슨 청산이요 - 성 혼 -

eorks 2007. 11. 26. 08:41

옛 시조
말 업슨 청상(靑山)이뇨~/성 혼
    말 업슨 청산(靑山)이요 태(態) 업슨 유수(流水)ㅣ로다.
    갑 업슨 청풍(淸風)이요 님자 업슨 명월(明月)이라
    이 중(中)에 병(病) 업슨 이 몸이 분별(分別)업시 늙으리라.
    
    [현대어 풀이] 
    말이 없는 푸른 산이요 일정한 모양이 없이 흐르는 물이로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맑은 바람이요 임자가 따로 없는 밝은 
    달이로다. 
    이러한 자연 속에서 병없는 나의 이 몸은 근심걱정없이 늙어
    가리라. 
     
    [이해와 감상] 
    송나라 시인인 소동파의 <적벽부>에 나오는 "천지간의 만물은 
    모두 주인이 있으나 강가의 청풍과 산 위의 명월은 누구나 자
    유롭게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시상과 매우 유사하다. 중장의 
    '청풍'과 '명월'은 누구나 쉽게 가까이 하여 즐길 수 있는 자연
    적 소재이다. 자연과 내가 하나를 이루었고, 더 이상의 아무런 
    근심과 슬픔이 없이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작자에겐 늙
    어가는 인생조차 아늑하고 편안하다.
    자연과 인생의 조화를 노래하는 넉넉한 마음이 나타나 있으며, 
    <논어>의 "지자요수(智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의 경지라 
    할 수 있다.
    '업슨'을 장마다 두 번씩 6번을 되풀이하여, 이 시조의 뼈대를 
    삼았는데 그것이 운율에 묘미를 더해 준다. 아무 데도 얽매인 
    데 없는 대자연 속에서 풍운유수와 함께 세속을 멀리하고 유
    유자적하는 심경을 소탈하게 읊었다. 60평생을 거의 벼슬하지 
    않고 학자로서, 자유인으로서 살아간 지은이의 풍모가 이 한 
    수에 승화되어 있는 느낌이다.
     
    [정리] 
    □ 성격 : 평시조, 한정가(閑情歌)
    □ 표현 : '업슨'의 반복으로 운율을 형성
               자연을 임자 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시적 발상이 특
               징적임. 대구적 병렬의 표현법
    □ 시적 화자의 태도 : 몰아일체(沒我一體)의 경지
    □ 주제 : 자연 동화로 인한 삶에의 초월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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