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바람이 눈을 모라~/안 민 영
바람이 눈을 모라 산창(山窓)에 부딋치니
찬 기운(氣運) 새여 드러 자는 매화(梅花)를 침노(侵勞)허니
아무리 어루려허인들 봄 뜻이야 아슬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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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어 풀이]
바람이 눈을 몰아다가 산 속의 집 창문에 부딪히니,
찬 기운이 집안으로 새어 들어와서 고요히 잠자는 매화를 함부
로 건드리는구나!
아무리 얼어 죽이려고 해도 매화가 가진 봄뜻을 빼앗을 수 있겠
느냐?
[창작 배경]
안민영의 <영매가(詠梅歌)>의 하나로서 헌종 6년 어느 겨울
날, 그의 스승 박효관의 산방에서 벗과 미녀들과 더불어 거문
고 타고 노래 부르며 놀 때, 박효관이 가꾼 매화가 방안에 피
어 있는 것을 보고 지은 8수 중의 하나이다.
[이해와 감상]
깊은 산 속에 채 가시지 않은 겨울 바람이 차가운 눈을 몰고
와도, 이미 봄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매화를 어찌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찬 바람이 아무리 매화를 얼 게 할려고 해
도 대자연의 섭리요, 조물주의 조화인 봄이 이미 와서 매화
가 방긋이 꽃을 피우려는 봄뜻이 있는데 그것까지는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새봄이 돌아오는 자연의 순리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함은
매화가 가진 곧은 속성이기도 하다. 아무리 차가운 시련의
겨울 바람이라 해도 피어 있는 매화는 끄떡없다는 의미를
은연 중에 시사한다.
[정리]
□ 성격 : 연시조, 평시조, 매화사(梅花詞)
□ 주제 : 매화 예찬(매화의 굽히지 않는 봄 뜻)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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