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에 월백하고~ - 이 조 연 -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난.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드러 하노라.
[현대어 풀이]
◎하얗게 핀 배꽃에 달은 환히 비추고 은하수가 삼경
(자정 무렵)을 가리키는 한밤중에
◎배나무 가지에 어린 봄의 정감을 소쩍새가 알겠느냐
마는
◎다정다감함도 병인 듯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노라.
[창작 배경]
고려 25대 충렬왕의 계승문제로 당론이 분열되었을 때,
이조년이 주도파의 모함으로 귀양살이를 하던 중, 임금에
대한 걱정과 유배지에서의 은둔 생활의 애상을 이 시조로
표현하였다.
[이해와 감상]
" 배꽃이 하얗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데, 거기에 휘영청
달이 밝으니 하얀 배꽃과 밝은 달이 서로 어울려 배꽃은
더욱 희고, 달빛은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더욱
이 밤은 깊어 은하수가 기운 삼경이라, 온 천지가 쥐죽은
듯이 고요하여 신비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그 고요를 깨
듯이 소쩍새가 구슬프게 울어대는구나. 배꽃 가지에 서려
있는 봄날의 애틋한 애상을 소쩍새 네가 어찌 알겠는가마
는 이렇듯 다정다감한 내 마음도 병인 듯하여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 "
이화의 청초와 순백, 월백의 환상과 낭만, 삼경 은한의 신
비감, 자규의 처절과 애원, 이것들이 뒤범벅이 되어 빚어
내는 봄밤의 애상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는 사람으
로 하여금 우수에 잠겨 전전반측(輾轉反側) 잠 못 이루게
하고 있다.
의인법과 직유법의 표현으로 '배꽃과 달빛', '소쩍새'의
이미지를 통하여 봄밤의 애상과 우수에 잠겨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작자의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한가닥 지향할 수
없는 애상적인 봄밤의 정서는 '이화, 월백, 은한' 등의 백
색 언어와 자규(소쩍새)에 연결되어 작자의 충정이 청빈,
고독함을 나타내면서 모든 시상이 일지춘심에 집중되고
있다. 이 시조는 고려시대 시조 중에서 문학성이 가장 뛰
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정리]
□ 성격 : 평시조, 서정시, 다정가
□ 표현 : 의인법, 직유법, 시각과 청각적 심상의 조화,
백색의 이미지
□ 주제 : 봄 밤의 애상적인 정서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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