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어이 못 오던가 ∼ - 지은이 미상 -

eorks 2008. 2. 2. 00:02

어이 못 오던가 ∼
                                                - 지은이 미상 -
    어이 못 오던가, 무삼 일노 못 오던가. 너 오난 길에 무쇠 성을 싸고 성 안에 담 싸고 담 안에 집을 짓고 집 안에 두지 노코 두지 안에 궤를 싸고 그 안에 너를 필자형으로 결박하여 니고 쌍배목 외걸쇠 금거북 자말쇠로 슈긔슈긔 잠가 있더냐. 네 어이 그리 아니 오더니. 한 해도 열두 달이오, 한 달 셜흔 날의 날 와 볼 할니 업스랴. [현대어 풀이] ◎어이 못 오던가 무슨 일로 못 오던가 ◎너 오는 길에 무쇠 성을 쌓고 성 안에 담 쌓고 담 안에 집을 짓고 집 안에 뒤주 놓고 뒤주 안에 궤를 짜고 그 안에 너를 필자 모양으로 결박하여 넣고 쌍배목의 걸쇠 금거북 자물쇠 로 꼭꼭 잠가 있더냐 너 어이 그리 아니 오느냐. ◎한 해도 열두 달이요 한 달도 서른 날에 나를 와서 볼 하루 가 없으랴. [이해와 감상] 오지 않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그에 따르는 야속한 마음을 읊고 있는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이다. 기다리는 괴로움을 형 상화하기 위해 이 작품에서는 과장적이고 절실한 체험의 언어 를 사용하고 있다. 생명력 넘치는 언어의 사용(중장)과 더불어 연쇄적 표현의 지속과 구체성에 의해 박진감을 지니게 된다. 사설시조는 흔히 현실의 괴로움과 고난, 그로 인한 암울함을 소재로 하면서도 그를 심각하게 전달하지 않고 해학으로 형상 화한다. 이 때의 웃음은 현실의 괴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 으로서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삶의 태도 자체를 그것으 로 변질시키게 된다. 현실의 고난을 웃음으로 치환해 버릴 때 그 실상은 사라지고 웃음만이 남는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이와 달리 기다림의 괴로움은 그 자체로 핍진하게 전달하는 반면에 그것을 형상화한 표현만은 웃음을 일으킨다. 태도로서의 진지 함과 표현으로서의 해학이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룸으로써, 웃음 가운데서도 삶을 직시하라는 교훈을 들려 주는 것이다. 이는 태도 자체가 해학적으로 치환되어 버린 여타의 사설 시조 와는 다르며, 이 점에서 이 작품은 독자적인 가치를 인정받을 만하다. [정 리] ◇ 성격 : 사설시조, 연정가(戀情歌) ◇ 표현 : 열거법, 연쇄법, 과장법 ◇ 주제 : 임에 대한 그리움과 야속함.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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