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오마 하거늘 ∼ - 지은이 미상 -
님이 오마 하거늘 져녁밥을 일지어 먹고
중문 나서 대문 나가 지방 우희 치대다
안자 이수로 가액하고 오난가 가난가
건넌 산 바라보니 거머흿들 셔 잇거날
져야 님이로다 보션 버서 품에 품고 신
버서 손에 쥐고 겻븨님븨 님븨곰븨
쳔방지방 지방쳔방 즌 듸 마른 듸 갈히지
말고 위령충장 건너 가셔 정 옛말 하려
하고 겻눈을 흘긧 보니 상년 칠월 사흔날
갈바벅긴 주추리 상대 살드리도 날 소겨다
모쳐라 밤일싀망졍 행여 낫이런들 남 우일
번 하괘라.
[현대어 풀이]
◎님이 오겠다고 하거늘, 저녁밥을 일찍 지어 먹고, 중문을
나서서 대문으로 나가 문지방 위에 올라가 앉아서, 손을
이마에다 대고 오는가 가는가 건너 산을 바라보니 거머희뜩
서 있거늘 저것이 님이로구나.
◎버선을 벗어 품에 품고 신을 벗어 손에 쥐고 곰비님비 님비
곰비 천방지방 지방천방 진데 마른데를 가리지 말고 워렁퉁
탕 건너가서 정겨운 말을 하려고 곁눈으로 흘깃 보니 작년
칠월 사흗날 갉아 벗긴 가는 삼대가 얄밉게도 날 속였구나.
◎마침 밤이기에 망정이지 행여나 낮이었던들 남의 웃음거리
가 될 뻔하였어라.
[이해와 감상]
시골 총각 머슴이 밤에 동네 아가씨와 밀회라도 하는 장면인
줄 알았더니, 그 예비 동작에 끝나고 말아 일이 좀 싱겁게 되
었다. 그러나 그 동작이나 마음 졸임이 상당히 박진감 넘치고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으며, 이런 종류의 사설시조에서 공통
적으로 볼 수 있는 소박한 수다 속에 진솔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어 어쩐지 호감이 가는 작품이다.
초장과 중장에서는 가사투의 사설조로 화자의 행위를 자세하
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중장은 임을 만나러 가는 화자의 다급
하고 들뜬 마음을 '겻븨님븨 님븨곰븨 쳔방지방 지방쳔방'과
같은 언어유희를 사용하여 과장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주
추리 삼대 살드리도 날 소겨다'에서는 주추리 삼대를 임으로
착각하고 속은 화자의 실망감을 강조하여 표현하고 있다. 종
장에서는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대한 겸연쩍은 마음을 오히려
안도하는 모습으로 표현함으로써 익살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정 리]
◇ 성격 : 사설시조, 해학시
◇ 표현 : 의성어, 의태어, 언어유희, 반어적 표현으로 화자의
행동을 장황하고 과장되게 표현함.
◇ 구성
* 초장 - 임을 기다림.
* 중장 - 삼대를 임으로 오해하고 반김.
* 종장 - 자신의 행동에 무안해함.
◇ 주제 : 임을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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