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도산십이곡/이황

eorks 2010. 9. 18. 12:24
도산십이곡/이황

    (제1곡)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이 이렇게 산다고 해서 어떠하랴? 더구나 자연을 버리고는 살수 없는 마음을 고쳐 무엇하랴?
    (제2곡) 안개와 놀을 집으로 삼고 풍월을 친구로 삼아 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가지만 이 중에 바라는 일은 사람의 허물이나 없었으면.
    (제3곡) 예로부터 내려오는 순수한 풍습이 줄어 없어지고 사람의 성품이 악하다고 하니 이것은 참으로 거짓이다. 인간의 성품은 본디부터 어질다고 하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므로 착한 성품으로 순수한 풍습을 이룰 수 있는 것을 그렇지 않다고 많은 슬기로운 사람(영재)을 속여서 말할 수 있을까?
    (제4곡) 그윽한 난초가 골짜기에 피어 있으니 듣기 좋아 흰눈이 산에 가득하니 자연이 보기 좋아 이 중에 저 아름다운 한 사람을 더욱 잊지 못하네.
    (제5곡) 산 앞에 높은 대가 있고, 대 아래에 물이 흐르는구나. 떼를 지어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거든 어찌하여 희고 깨끗한 갈매기는 나로부터 멀리 마음을 두는고.
    (제6곡) 봄바람이 부니 산에 꽃이 만발하고 가을 밤에는 달빛이 대에 가득하다.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가 사람과 마찬가지로다. 하물며 물고기가 뛰고 솔개가 날며 구름이 그늘을 짓고 태양이 빛나는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제7곡) 천운대를 돌아 들어간 곳에 있는 완락재는 깨끗한 곳이니, 거기에서 많은 책에 묻혀 사는 즐거움이 무궁하구나. 이런 가운데 이따금 바깥을 거니는 재미를 말해 무엇하겠는가?
    (제8곡) 우레 소리가 산을 깨뜨릴 듯이 심하게 울어도 귀머거리는 못 듣네. 밝은 해가 하늘 높이 올라도 눈 먼 사람은 보지 못하네. 우리는 귀와 눈이 밝은 남자가 되어야 하리.
    (제9곡) 옛 어른도 나를 보지 못하고 나도 그 분들을 보지 못하네. 하지만 그 분들이 행하던 길은 지금도 가르침으로 남아 있네. 이렇듯 올바른 길이 우리 앞에 있는데 따르지 않고 어쩌겠는가?
    (제10곡) 그 당시 학문 수양에 힘쓰던 길을 몇 해씩이나 버려 두고 벼슬길을 헤매다가 이제야 돌아왔는가? 이제 돌아왔으니 다시는 딴 마음을 먹지 않으리.
    (제11곡) 푸른 산은 어찌하여 영원히 푸르며 흐르는 물은 또 어찌하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가? 우리도 저 물같이 그치는 일 없이 저 산같이 언제나 푸르게 살리라.
    (제12곡) 어리석은 자도 알아서 행하니 학문의 길이 얼마나 쉬운가. 그러나 성인도 다하지 못하는 법이니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쉽든 어렵든 간에 학문을 닦는 생활 속에 늙는 줄을 모르겠다..

......^^백두대간^^........白頭大幹

'옛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 시조(사랑노래 1)  (0) 2010.09.20
옛시조(출절)  (0) 2010.09.19
漁父四時詞/윤선도  (0) 2010.09.18
서산대사 시비 (西山大師 詩碑)  (0) 2010.09.17
옛 시조 풍류(백구에 비유한 시조)  (0) 2010.09.17